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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처] "우리 개는 순해서 안 물어요"…견주 방심이 개 망친다

[뉴스피처] "우리 개는 순해서 안 물어요"…견주 방심이 개 망친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4일 80대 여성 A씨는 경기도 광주시 집 근처 텃밭에서 나물을 캐고 있었습니다.

그때 대형견 두 마리가 나타나 A씨의 허벅지와 양팔을 물었습니다.

이웃인 배우 김민교 씨가 키우는 반려견들이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채 개집 울타리를 넘어가 공격한 겁니다.

김씨는 지난 10일 SNS를 통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를 일으킨 개들에 대한 향후 교육이나 위탁, 필요한 조치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 중"이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습니다.

끊이지 않는 '개물림 사고', 때론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요.

반려견 관리와 안전 조치에 대한 견주들의 방심이 빈번한 사고로 이어집니다.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

2014년부터 반려견을 대상으로 반려동물등록제가 의무화되는 등 어느덧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했는데요.

그러자 이에 따른 문제점도 노출됐습니다.

반려동물 카페에는 개물림 사고로 조언을 구하는 글이 다수입니다.

'우리 집 개가 사람을 물었어요. 어떻게 하죠.'

'에어컨 수리 기사를 우리 집 개가 물었습니다.'

최근에도 부산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한 여성이 중학생이 데리고 나온 불도그 두 마리에게 공격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또 3년 전 가수 겸 배우 최시원 씨 반려견이 유명 한식당 대표를 물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도 반려견 안전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키웠는데요.

한국소비자원(소비자위해정보 동향및통계분석)에 따르면 작년 개물림 사고로 인한 신고 접수는 총 1천312건.

재작년에는 무려 2천28건에 달했습니다.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사람을 무는 개는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개통령'으로 알려진 강형욱 동물훈련사도 몇차례 이웃을 공격한 폭스테리어에 대해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 누리꾼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부터 개의 공격성을 평가해 행동 교정이나 안락사를 명령하는 안전관리 의무 부과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인데요.

일찍이 우리보다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한 미국에선 안락사를 시행하는 주가 상당수입니다.

주마다 시행 규정이 상이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공격성 정도와 광견병 여부를 확인한 뒤 안락사를 결정하는데요.

지난달 조지아주에서는 76세 할머니와 동물관리인을 문 셰퍼드를 안락사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락사는 사후약방문식 대처일 뿐, 개물림 사고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사고 방지를 위해선 우선 실효성 있는 반려견 관리 규정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3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맹견 등의 반려견 소유자가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해 사람이 다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사람이 사망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또 외출 시 모든 반려견의 목줄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입마개 착용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 맹견만 착용하도록 합니다.

그런데도 SNS에는 이를 지키지 않는 맹견들 사진이 수두룩한데요.

전문가들은 동물보호법을 위반해도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오수진 법무법인 큐브 변호사는 "개물림 사고를 당했을 때 주로 과실이다 보니 (피해자가) 합의를 하면서 고소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과실이어서 (견주) 형량이 높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벌금형에 그친다. 처벌 규정문제라기보다 지금의 법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견주들에 대한 올바른 반려동물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문제견을 교육하는 KBS 2TV 예능 '개는 훌륭하다'에서도 견주의 과도한 애정과 '우리 개는 순하다. 물지 않는다'는 방심이 개를 망친다고 거듭 지적합니다.

정광일 한국애견행동심리치료센터 소장은 "예방 교육을 하면 개물림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공격적인 개들의 경우 사전에 견주가 개를 컨트롤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훈련을 같이 시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반려견 훈련사인 최연정 '펫을 부탁해' 팀장도 "대부분 강아지는 교육을 통해 (행동이) 개선된다"며 "견종이나 나이에 따라 교육 기간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개선 불가능한 케이스는 거의 없다. 훈련을 해보면 보호자들이 대처하는 방식 때문에 강아지가 (공격성이) 심화하기도 한다. 보호자 의무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누군가에겐 사랑스러운 가족, 누군가에겐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반려견.

이들의 바람직한 사회화 교육은 견주들의 책임이란 걸 명심해야겠습니다.

이은정 기자 진민지 인턴기자 / 내레이션 김정후 인턴기자

[뉴스피처] "우리 개는 순해서 안 물어요"…견주 방심이 개 망친다 - 2

mimi@yna.co.kr

ㅡ[연합뉴스]ㅡ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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