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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만명 방문에 신음' 한라산 백록담 아무 때나 못 간다
2월부터 성판악·관음사 코스 탐방예약제 시행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적설량이 많아 겨울철 산행 명소로 손꼽히는 한라산.

눈 쌓인 한라산 백록담

한라산 정상부인 윗세오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눈꽃과 상고대는 마치 천국인 듯 황홀함을 자아낸다.

특히 백록담에 소복이 쌓인 눈은 물이 들어차 있을 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뽐낸다.

다만, 앞으로 한라산 정상부에 오르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사전 예약'이다.

◇ "훼손 막아야"…한라산 탐방예약제 운영

제주도는 다음 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에 대한 탐방예약제를 시범 운영한다.

한라산 등산로는 어리목(6.8㎞), 영실(5.8㎞), 성판악(9.6㎞), 관음사(8.7㎞), 돈내코(7.0㎞) 등 5개다.

이 중 현재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성판악과 관음사 2개뿐이다. 나머지 3개 코스는 모두 남벽 분기점까지만 등산이 가능하다.

등반이 허용되는 하루 탐방 인원수는 성판악 1천명, 관음사 500명이다. 단체는 1인이 10명까지만 예약할 수 있다.

예약은 당일 입산 가능 시간 전까지 한라산탐방로 예약시스템(http://visithalla.jeju.go.kr)과 전화로 선착순으로 가능하며, 잔여 예약인원만 현장 발권이 진행된다.

어리목과 영실, 돈내코 코스는 현재처럼 예약 없이도 등반할 수 있다.

눈 쌓인 한라산 산행

이처럼 탐방예약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한라산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자연 훼손과 환경오염, 도로 정체로 인한 주차 문제 등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 탐방객은 5개 코스에서 2000년 이후 10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 125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2016년 106만명, 2017년 100만명, 2018년 89만명, 2019년 84만명 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지만, 이미 적정 수용력을 초과했기 때문에 탐방객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한라산 탐방객 수는 1974년부터 지금까지 약 2천500만명에 달한다.

한라산 탐방예약제 시범 운영과 함께 도는 제주국제대 맞은편 부지에 총 14억9천여만원을 들여 한라산 탐방객 환승주차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환승주차장이 조성되면 탐방객들이 차를 주차장에 세운 후 대중교통으로 성판악 탐방로에 갈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도는 올해 시범 운영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효과 등을 확인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탐방예약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얀 옷 입은 한라산 '절경'

◇ '흡연에 무속 행위까지'…불법 행위·탐방로 훼손 심각

탐방예약제가 한라산 보존에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제주도는 과거에도 탐방객 증가에 무분별한 탐방 행태로 한라산 곳곳이 파괴되자 훼손과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갖가지 대책을 추진해 왔다.

도는 1976년 한라산 보호 캠페인과 단속, 관리기구 일원화 등의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백록담에 감시원을 상주시키기 시작했다.

또 백록담 화구 출입을 막고 백록담에서의 취사·야영을 금지했다. 정해진 코스 이외의 입산 행위도 단속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계절별 입산 허용 시간을 정해 모든 등반객이 입산 당일에 하산하도록 했고, 야영도 금지됐다.

훼손이 심한 일부 코스에서는 자연휴식년제가 운용되고, 연중 무분별한 탐방 행태에 대한 단속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한라산국립공원 내 불법 행위와 한라산 탐방로 훼손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한라산국립공원 자연공원법 위반 적발 건수를 보면 2017년 99건, 2018년 124건, 2019년 177건 등이다.

지난해 적발 건수를 유형별로 보면 흡연이 11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탐방로를 벗어난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간 건수가 4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라산국립공원 내 사라오름 호수에서 수영한다든지 무속 행위나 계곡 등에서 무단 취사나 야영을 하는 탐방객도 매년 적발되고 있다.

제주도, 수십 년간 방치된 한라산 쓰레기 수거

도는 자치경찰단 배치 등 관리 강화로 적발 건수가 늘었다고 밝혔지만, 불법행위가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한라산 탐방로 곳곳에서 답압(사람이 발로 밟아서 생기는 압력)에 의한 훼손이 발생하고 있다.

도 세계유산본부가 지난해 발표한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 학술조사 4차년도 용역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100만명 안팎에 탐방객이 한라산을 찾으면서 대부분 급경사인 탐방로에서 답압에 의한 훼손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답압으로 식생이 훼손된 구간과 토양은 물이 투과하기 힘든 지면으로 변해 비가 오면 토양 유실이나 노면 침식이 생겼다.

탐방로 바닥 침식과 암반·뿌리 노출, 노폭 확대, 비탈 붕괴 등도 지속해서 발생했다.

도 관계자는 "탐방예약제 시행으로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이 줄어들면 한라산 훼손과 환경오염, 주차 문제 등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불법행위 적발은 연중 단속과 탐방객 의식 개선 캠페인 등으로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라산은 1966년 10월 12일 천연기념물 제182호로 지정됐고, 1970년 3월 16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어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면서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보물이 됐다.

dragon.me@yna.co.kr

연합뉴스,2020 /01/16 10: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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