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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국립공원 50주년…2천442만명 다녀갔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도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0주년을 맞았다.

제주 품은 한라산

제주 품은 한라산

(제주=연합뉴스) 화창한 봄 날씨를 보인 지난 1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상공에서 바라본 한라산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2020.3.16 jihopark@yna.co.kr

지난 1970년 3월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반세기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라산은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습지 인증 등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찾고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이 됐다.

◇ 50년간 명성·아픔 한꺼번에 겪어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섬 한가운데 1천950m 높이로 우뚝 솟은 남한 최고봉 한라산(漢拏山).

능히 은하수를 잡아당길(雲漢可拏引也) 만큼 높은 산'이란 뜻에서 이름 붙여진 이 산은 금강산·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삼신산(三神山) 중 하나다.

화산폭발로 형성된 한라산은 바다에서 바라보면 마치 방패를 엎어 놓은 듯한 모습으로, 360여 개의 오름을 품은 채 동서로 길게 해안까지 뻗어있다.

어머니가 자식을 품듯 마을과 중산간 초원지대를 감싸고 있어 제주 사람들은 한라산에서 자애로운 모성애를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온 섬을 할퀴어 댈 듯 강력하게 몰아치는 폭풍우 속 한라산의 모습에서 엄격한 아버지의 모습을 엿보기도 한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한라산은 곧 제주도요, 제주도가 한라산이다.

한라산은 각종 희귀 생물의 종 다양성, 빼어난 경관 등 그 가치가 매우 높아 자연자원으로서, 학술적 측면에서 보전·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1960년대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통해 한라산은 1966년 10월 12일 비로소 천연기념물 제182호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그 면적은 백록담을 중심으로 사면에 따라 해발 600m∼1천300m 이상 구역인 90.931㎢에 이른다.

절정 맞은 한라산 영실기암 단풍

절정 맞은 한라산 영실기암 단풍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5일 오후 제주 한라산 국립공원 영실기암 일대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다. 2019.10.25 jihopark@yna.co.kr

이어 3년 뒤 1970년 3월 24일부터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을 중심으로 153.386㎢(제주도 전체면적의 12분의1)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한라산의 국립공원 지정은 수많은 자연자원을 간직한 자연생태계의 보고로서 보존 가치뿐만 아니라 등산을 통해 국민이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여가 선용의 대상으로도 그 필요성이 확대됐음을 의미했다.

한라산은 이후에도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인의 유산으로 거듭나며 그 위상을 드높였다.

또 2008년 물장오리습지, 2009년 1100고지 습지, 2015년 숨은물벵디 습지가 차례로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으면서 한라산국립공원은 유네스코 3관왕과 람사르습지를 동시에 보유한 세계 유일의 '국제 4대 보호지역'이 됐다.

그러나 드높아진 위상 이면에는 국립공원 지정을 전후해 탐방객이 증가하면서 심각한 환경훼손, 난개발 등으로 아픔을 겪기도 했다.

40년 가까이 이어진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논란을 비롯해 구상나무와 눈향나무 등 많은 한라산 희귀식물이 관상용으로 몰래 뽑혀나갔다.

또 1970년대 초반 백록담에서 등산객들이 야영하며 분화구에서 수영하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등산객들이 버린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오물 등으로 한라산이 몸살을 앓았다.

1976년 7월 백록담을 찾은 박만규 문화재위원회 부위원장은 백록담 호수 면적이 등산객으로 인한 토사유실 등으로 50년 사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1978년 백록담 분화구 출입을 금지하는 한편 한라산 5개 코스 이외의 입산 행위를 단속했고 이후에도 백록담 주변 훼손이 계속되자 한라산 서북벽코스와 남벽코스 등이 폐쇄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 누적 탐방객 2천442만명…전국민 47% 찾은셈

제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한라산, 그 정상에는 누가 가장 처음으로 올랐을까.

믿거나 말거나지만 제주 창조 신화에는 '설문대 할망(할머니)'이라는 거대한 여신(女神)이 한라산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설문대 할망이 삽으로 일곱 번 파서 던지니 한라산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제주 곳곳에 있는 오름들도 설문대 할망이 치마에 흙을 담아 옮기는 과정에서 흙덩어리가 떨어져 생긴 것이라 한다.

한라산을 만들었으니 첫 번째로 오른 주인공 역시 설문대 할망이라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중국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 때 불로장생의 불로초를 캐 오라는 황제의 명을 받아 제주에 온 서복(徐福) 일행이라는 말도 나온다.

중국 사기(史記)에 등장하는 서복이 진시황의 명을 받아 선남선녀 3천여 명과 함께 한라산의 불로초를 캐기 위해 제주에 왔다가 서귀포를 경유해 떠났다는 탐방설화가 전해지는데, 당시 서복이 백록담 주변에서 캐간 불로초가 한라산 고산식물인 시로미 열매라고도 한다.

누가 가장 먼저 백록담에 올랐는지 알 수 없지만, 삼신산의 하나로 알려진 한라산은 누구나 한 번쯤 오르고 싶은 동경의 대상이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라산 등반 기록을 남겼다.

구한말 유학자이자 의병장으로 유명한 최익현은 제주로 유배를 왔다가 유배가 풀리자마자 한라산에 오르기도 했다.

산철쭉 꽃 활짝 핀 한라산

산철쭉 꽃 활짝 핀 한라산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아름다운 국립공원 100선 중 하나인 한라산의 '산철쭉 군락과 화구벽' 경관을 보여주는 사진. 2017.5.24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연합뉴스] khc@yna.co.kr

한라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1974년부터 매일 탐방객 수가 조사되고 있다.

74년 이후 지난해까지 한라산을 찾은 누적 탐방객은 2천442만9천722명이다.

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약 5천185만명)로 따지면 약 47%가 한라산을 오른 셈이다.

한라산 탐방객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0년(114만명) 처음으로 한해 100만명을 넘어선 뒤 2017년(100만1천명)까지 연간 100만명 수준을 이어오다가 2018년(89만명)부터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한라산 등산로는 어리목코스(6.8㎞), 영실코스(5.8㎞), 성판악코스(9.6㎞), 관음사코스(8.7㎞), 돈내코코스(7.0㎞) 등 5개.

이 중 현재 정상 탐방이 가능한 탐방로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코스 등 2개뿐으로, 나머지 3개 코스는 모두 남벽 분기점까지만 등산이 가능하다.

한라산국립공원은 민간시설과 사유지 제로에 도전하는 진정한 의미의 국립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한라산 가치 보존과 지속가능성, 탐방객 편의 안전을 위해 정상 탐방로(성판악·관음사)를 대상으로 국내 국립공원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등반 예약제를 최초로 시범 시행하고 있다.

다만, '한라산 탐방 예약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시적으로 유보됐다.

bjc@yna.co.kr

ㅡ[연합뉴스]ㅡ2020.03.24

ㅡCopyrights(c)-Since-1999- OTOT-오티오티, 신문" 무단,전재 배포 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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