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하우스세종시 임대형 에너지 제로 단지 '로렌하우스' 전경. 진성철 연합뉴스 기자 미래 주택의 키워드는 '에너지', 그리고 '미세먼지'로 집약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에너지 절감과 미세먼지 차단은 주택의 당면과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지난해 '에너지 제로 건축물 인증제'를 도입했다. 또 공공건물은 내년부터, 주택은 2025년부터 에너지 제로 시공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에너지 제로란 에너지를 안 쓰는 게 아니라, 사용량을 최소화하되 나머지는 자급자족한다는 뜻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내년부터 새로 짓는 주택은 에너지 제로를 의무화할 할 예정이다. 일본도 내년부터 신축 주택의 절반에 에너지 제로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차단 창호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창호가 설치된 아파트 모델하우스. 현대L&C 제공 ◇열 손실 막고 태양광으로 자급자족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세종시에 건설한 '로렌하우스'는 지금껏 나온 기술이 망라된 에너지 제로 주택이다. 로렌이란 에너지 제로와 임대(렌털)의 합성이다. 세종 행복도시 1-1 생활권의 로렌하우스는 전용면적 85㎥의 단독주택 60가구로 구성됐다. 월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약 67%인 48만 원이다. 로렌하우스에는 단열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술들이 도입됐다. 창호는 '로이 삼중유리'로 시공됐다. 은막 코팅을 한 저방사 유리로 일반 이중유리에 비해 약 25% 에너지가 절감된다. 바닥부터 지붕까지 외벽 전체를 끊어지지 않고 감싸는 '외단열 공법'도 사용했다. 일반 주택은 외벽 안쪽에 단열재를 넣는다. 현관에는 두께 44mm의 고기밀성 단열문이 설치됐고, '고기밀 시공'으로 틈새로 빠져나가는 열도 잡았다. 다른 벽체보다 온도가 극히 높거나 낮은 '열교'(heat bridge)가 안 생기도록 차단재를 시공해, 결로와 곰팡이를 예방했다.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열 손실 없이 내외부 공기를 순환하는 장치로, 필터를 통해 미세먼지까지 걸러준다. 지붕을 뒤덮은 태양광패널에선 전기가 생산된다. 한 채당 발전량은 월평균 400kW다. 4인 가구의 월평균 사용량 350kW를 웃돌아 웬만하면 전기료를 낼 일이 없다. 덕분에 로렌하우스의 전기료와 냉난방비는 같은 면적의 일반 주택 대비 40% 수준이다. 예컨대 일반 주택에서 전기·가스 요금이 10만 원 든다면, 로렌하우스는 4만 원으로 충분하다. 로렌하우스는 김포 한강신도시와 오산 세교지구에도 건설됐다. 120가구 규모의 김포 로렌하우스는 세종에 없는 외부 전동 블라인드가 설치됐다. 여름철 햇볕에 취약한 삼중 유리창을 보완하는 장치다. 118가구인 오산 로렌하우스는 스틸하우스로 시공됐다. 구조재로 목재 대신 아연도금 강판을 활용해 단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로렌하우스는 경쟁률이 18.3: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국토부는 동탄2신도시와 세종, 부산에 48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생활비도 아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에너지 제로 주택의 유일한 단점은 건설비다. 통상 일반 주택보다 30~50% 비싸다. 또 현재 태양광 발전 기술로는 7층 이상의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한계다.
에어워셔압축공기로 미세먼지를 털어주고 LED로 살균도 해주는 '에어워셔'. 주로 아파트 공동현관에 설치된다. 한라 제공 ◇건설업계는 미세먼지와의 전쟁 중 요즘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는 미세먼지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나 건자재 박람회는 첨단 미세먼지 차단·정화 기술의 경연장이 되다시피 했다. 현대건설이 최근 분양한 디에이치포레센트는 1층 공동현관에 '에어샤워 부스'가 설치된다. 압축공기를 분사해 머리, 의류, 신발 등에 묻은 오염물질을 털어내고 바닥의 흡입매트로 빨아들인다. 일부 세대에는 특허출원 중인 'H-클린현관'이 설치된다. 세면대, 이동 세탁장, 집진 클리너 등이 구비돼 거실로 들어서기 전에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를 99.95% 걸러주는 H13등급 헤파필터로 모든 세대에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고, 조리 중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급속 배출하는 장치를 갖췄다. 나노섬유 필터가 적용된 창호는 꽃가루와 황사는 물론 초미세먼지까지 잡아낸다. 놀이터에는 미세먼지 현황을 알려주는 신호등과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미스트 분수'가 설치된다. GS건설도 신축 아파트에 환기와 공기청정 기능을 결합한 '시스클라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미세먼지 걱정 없는 깨끗한 공기가 유입된다. 한라는 당진 수청 한라비발디에 '에어워셔'를 도입했다. 강한 바람으로 미세먼지를 털어내고 원적외선 LED로 살균까지 해준다. 현대L&C는 유럽 3대 창호업체로 꼽히는 독일 레하우와 손잡고 미세먼지 환기창을 개발했다.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도 외부 공기를 유입하고 미세먼지는 95%, 초미세먼지는 85% 걸러준다. 창문을 열어도 방진방충망 '먼지잼'이 버티고 있다. 망 사이에 나노파이버를 부착해 미세먼지를 86% 차단한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연합뉴스> 2019/06/02 10:30 송고 ㅡCopyright ⓒ OTOT - 오티오티 [신문] 무단전재 배포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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