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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부모랑 자물쇠로 묶고 자는 심정 아시나요" "가산급여를 충분히 많이 주는 방안, 활동보조 경력이 오래된 지원사의 경험을 인정해 더욱 급여를 높여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

"자식을 부모랑 자물쇠로 묶고 자는 심정 아시나요"

매년 실종 장애인 수천명…매뉴얼 등 대책 부재 (CG)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제가 배달 나간 사이에 또 사라질까봐요… 그래서 묶어 뒀습니다."

이달 1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집에서 약 3시간 30분 동안 누나를 감금한 혐의로 40대 A씨를 입건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배달업으로 생계를 이어 나가며 지적장애 중증에 치매까지 겹친 누나를 홀로 책임져왔다.

그는 이날도 배달 나간 사이에 누나가 홀로 집 밖을 나서 실종될 수 있다는 걱정에 누나의 손목과 화장실 문고리를 긴 줄로 연결해 놓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실제로 누나가 가출했다는 신고가 사건 발생 2주 전부터 여러 차례 있었다.

경찰은 A씨 가정의 특수성을 고려해 처벌보다는 적절한 지원 서비스가 우선이라고 판단했고 곧바로 관련 복지관과 연계해 재가 활동지원사 서비스를 조치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실종 신고는 2018∼2021년 평균 7천800여건에 달했다. 올해는 지난달 31일까지 4천801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이 중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례는 2018∼2021년 연평균 42건, 올해는 7월까지 17건 발생했다.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의 가출과 실종은 장애 가정의 고질적인 걱정거리다. 또 실종될까 하는 걱정에 방문과 현관문을 잠가 놓거나 자물쇠를 이용해 줄을 연결해놓는 고육지책밖에는 뾰족한 방법도 없다.

27세 발달 장애아들이 있는 박모(60)씨는 동네 주민들의 항의에 22년간 살았던 아파트에서 나와 교외 단독 주택으로 이사까지 갔다.

박씨는 "사라졌던 아들을 찾은 후 답답한 마음에 아들을 잠시 창문을 열어둔 차에 두고 자전거를 한 바퀴 타고 왔다. 그 사이 아들이 괴성을 질러댔다며 주민들과 아파트 관리소장이 항의해 시골 단독주택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아들을 2층에 방에 두고 문을 잠가놓고 외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고백했다.

치매노인·지적장애인 배회감지기

1.5세 수준 지능의 24세 아들이 있는 조모(57)씨 역시 "문 안팎에 잠금장치를 따로 설치해 늘 잠가 놓고 있다"며 "묶어놓기까지는 해본 적은 없지만 우리 아이도 부모를 때릴 때도 있고 아파트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줄을 묶는 상황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11세 자폐 장애아들을 키우는 김모(44)씨 역시 문을 잠가도 열고 나가려는 아들과 막으려는 부모 간에 끊임없는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새벽 4시 반에 누군가 초인종을 눌러 잠에서 깨어 나가봤더니 아들이었다"며 "이중 삼중으로 한 잠금장치를 모두 풀고 밖에 나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다니는 특수학교가 32일의 방학 중 돌봄을 13일만 지원해 당장 이번주 목요일부터는 맞벌이를 포기하고 집에서 아이를 봐야 하는 건지 걱정도 된다"며 "이렇게 되면 아들이 집을 나가려는 시도가 더 늘지 않겠냐"고 했다.

김씨는 "지금은 현관문에 치매 환자들을 위한 잠금장치까지 추가했는데, 특정 부분의 지능은 뛰어난 아들이 유튜브로 잠금장치 푸는 법을 보고 있다"며 "또 다른 학부모는 아예 아이와 엄마를 자물쇠와 줄로 이어 놓고 잠이 든다는데, 이제는 결코 남 일 같지 않다"고 탄식했다.

장애 가정은 중증 장애인 지원 서비스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장애 자녀에 대한 감금이 일상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박희량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시흥지부장은 중증 장애인의 돌봄이 결국 해당 가정 구성원들에게 부담이 고루 분산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위치정보 깔창…장애인·치매환자 실종 막는다 (CG)

박 지부장은 "활동보조사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중증이든 경증이든 단가가 비슷하다. 그런데 누가 같은 급여를 받고 힘든 중증 장애인 활동 보조를 하겠다고 나서겠느냐"며 "종국에는 이모나 고모 등 활동보조로 등록 가능한 친족이 활동보조를 나눠서 하는 형태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사례처럼 방이나 집 문을 잠그는 것은 비일비재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장애 복지 전문가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활동지원서비스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겸 대학원 장애학과 교수는 "중증장애 활동지원에 가산 금액이 있지만 많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활동보조사들이 기피한다"며 "가산급여를 충분히 많이 주는 방안, 활동보조 경력이 오래된 지원사의 경험을 인정해 더욱 급여를 높여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바람직하게는 활동지원사를 공무원처럼 선발하고 운영해 중증 장애에 대해 우선 배치하는 등의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soruha@yna.co.kr

ㅡ[연합뉴스]ㅡ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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