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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더스] 화산이 만든 자연의 비경, 한탄강
작성일
  2021-01-30 23:42:25
조회수
  98

[마이더스] 화산이 만든 자연의 비경, 한탄강

한탄강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강원도 철원군 한탄강 물윗길을 걷기 위해 시작점인 고속정을 찾았다. 물윗길은 한탄강 위에 부교를 띄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한탄강 송대소 구간 500m에 조성됐다.

송대소 물윗길을 거쳐 은하수교로 연결되는 한여울길로 이어지며, 직탕폭포까지 왕복 5km가량의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해마다 겨울에 한탄강이 얼면 얼음 위를 걷는 행사가 열리는데, 다른 계절에도 물 위를 걷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었다.

고속정의 넓은 주차장 주변 음식점은 대부분이 '한탄강 매운탕'이란 간판을 걸고 있다. 한탄강에 왔으면 당연히 매운탕을 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나는 특히 잡어 매운탕을 좋아한다. 한탄강에서 잡은 다양한 민물고기를 듬뿍 넣고 칼칼하게 끓인 매운탕에 수제비까지 끓여 먹고 고석정으로 향했다.

고석정은 무려 27만 년 동안 한탄강을 홀로 지키고 있는 정자다. 강가로 내려가니 왼쪽으로 고석정이 보이고, 강 한가운데엔 20m 높이로 우뚝 솟은 커다란 화강암 바위와 그 틈에 서 있는 소나무들이 보인다. 멋들어진 자태 때문에 때론 정자보다 이 돌산이 더 유명하다.

코로나19 때문에 폐쇄돼 물 위를 걷지 못하는 아쉬움에 강가를 맴돌다 발길을 돌려 송대소로 향했다. 주차장에서부터 강을 따라 걸으니 저만치 하얀색 다리인 은하수교가 눈에 들어온다.

최강 한파에 빙벽이 된 직탕폭포

'별들로 이뤄진 길'이란 뜻의 은하수교는 두루미를 형상화해 만들었는데, 특히 밤에 더 아름답다고 한다. 강바닥에서 50m 높이에 떠 있는 다리의 가운데 부분에선 유리를 통해 강바닥이 훤히 보이는데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은하수교를 지나 태봉대교 방향으로 걷다가 상상도 못 했던 광경을 만났다. 펼쳐지는 협곡의 양쪽으로 숨어 있던 주상절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뜨거운 용암이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 수직으로 쪼개지며 만들어진 게 주상절리다. 약 30m의 긴 육각형 돌기둥들이 비취색 한탄강 수면에 비쳐 만든 풍경은 최고의 절경이었다.

한탄강은 약 27만 년 전에 일어난 화산 폭발로 생긴 강이라 수직 절벽과 협곡이 절경을 이룬다. 우리나라에서 유일의 현무암 협곡으로, 다양한 지질과 지층을 볼 수 있다.

반대편으로도 이어져 있는 길은 생태탐방로다. 강변 산속 숲길에 만들어진 생태탐방로는 접근도 어렵고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금지된 덕에 천연기념물과 다양한 동식물,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생태탐방로도 꼭 걷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직탕폭포로 발을 옮겼다. 이 폭포는 80m 폭의 강에 3m의 커튼을 달아 놓은 듯 보인다. 누군가가 강에 3m에 달하는 다리를 놓아 인위적으로 만든 것처럼 강물이 수직으로 떨어진다.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불리기에 충분하다.

강 양쪽으로는 또 다시 주상절리가 펼쳐지고, 구멍이 뽕뽕 뚫린 시커먼 현무암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운치를 더한다. 폭포 아래의 강바닥에도 현무암과 화강암이 깔려 있어 이곳이 화산에 의한 강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현무암으로 만든 징검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가보니 역시 숨어 있던 주상절리가 또 반겨준다.

가을엔 수직 절벽과 돌 틈에서 물드는 단풍을 보고 싶고, 철원평야에 추수가 끝나면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두루미와 쇠기러기도 보고 싶다. 또 한탄강 물 위를 걸으며 수억 년 전의 지구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중생대 암석도 만져보고 싶다. 한탄강 물줄기 중 가장 아름답다고 얘기되는 순담계곡의 하얀 천연 모래밭도 걷고 싶다.

주상절리가 감탄을 주고 수직 절벽과 굽이치는 물길 곳곳에 만들어진 자연의 작품이 감동을 주는 한탄강. 그 물윗길에 꼭 다시 오고 싶다.

오현숙

ㅡ[연합뉴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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