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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렛츠고 피싱] 물고기 '파닥파닥'…가족 낚시여행
작성일
  2019-08-12 22:56:54
조회수
  7

(문경·봉화=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한여름 휴가철이다. 조금만 준비하면 계곡에서 즐거운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낚시는 요즘 뜨고 있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액티비티 가운데 하나다.

◇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낚시

좀처럼 가족을 위한 짬을 낼 수 없었던 가장이라면 이번 여름 휴가철만은 놓치지 말자. 소홀히 해 온 가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캠핑과 함께, 새롭게 가족 아웃도어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낚시다.

국도변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낚시' 간판을 보고 차를 세워도 좋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낚시채비를 준비해서 시작해보는 것이다.

피라미 정도라면 거창한 낚싯대가 아니라 간단한 채비로도 쉽게 잡을 수 있다.

방과 후에도 각종 학원에서 시달리며 어른과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아온 아이들도 낚시를 통해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원시시대 때부터 우리 인류가 물고기를 잡았을 때 느꼈을 그 본능적인 쾌감을 맛보게 하자. 도심 콘크리트 숲속에서 자란 아이들일지라도 물고기의 파닥거림에 놀라워할 것이다.

◇ 꺽지 낚시를 시작하다

꺽지 낚시를 하는 박지숙 씨 [사진/성연재 기자]

꺽지 낚시를 하는 박지숙 씨 [사진/성연재 기자]

여름 행락철 낚시에서 둘째가면 서러운 어종은 꺽지와 피라미다. 둘 다 우리나라 강과 하천에서 쉽게 잡히는 어종이다.

다 자라면 20㎝가량 되는 꺽지는 이른바 '호박돌'이라고 불리는 큰 돌 아래 서식하는 물고기로, 루어낚시로 곧잘 잡힌다.

여러 해 전 낚시를 재미있게 한 추억이 떠올라 낚시인 박지숙 씨 커플과 함께 일정을 맞췄다.

며칠 비가 내리고 난 뒤라 조금 걱정이 돼 그들보다 하루 먼저 도착해, 이곳저곳을 탐색한 결과, 물색이 맑아진 곳을 몇군데 발견했다.

낙점된 곳은 경북 문경의 영강 일대다. 이른바 '꺽지 낚시의 메카'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한 SNS 낚시 그룹에 문경 영강의 꺽지 낚시 포인트에 대한 정보를 물었더니 몇군데를 소개해 줬는데 필자가 낙점한 지역과 일치했다.

다음날 오전 지숙 씨 일행을 만난 곳은 지금은 폐역이 된 문경시 불정동 소재 불정교 앞 지점이다. 자전거길인 문경 불정역 인증센터가 있어 라이더들의 왕래도 잦은 곳이다.

하천은 도로에서 약 20m 아래에 있었지만, 불정역 앞에는 하천 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어 진입이 편리했다.

벌레 모양의 플라스틱 웜과 함께 스피너도 준비했다. 스피너는 타원형 금속성 날개가 물살의 흐름에 뱅글뱅글 돌아가는 형태의 루어다. 특히 스피너는 금빛 반짝임 덕분에 꺽지가 곧잘 문다.

금속 날개가 돌면서 꺽지를 유혹하는 스피너 [사진/성연재 기자]

금속 날개가 돌면서 꺽지를 유혹하는 스피너 [사진/성연재 기자]

◇ 꺽지 낚시 쉽다는 것은 옛말

지숙 씨가 캐스팅을 여러 번 했지만, 꺽지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녀는 꺽지 낚시가 처음이었다. 한참을 던지고 감고를 계속하더니 어렵사리 한 마리를 걸어 냈다.

잡혀 나온 꺽지는 너무도 작은 사이즈였다. 낚시인들은 아기 꺽지를 줄여서 이른바 '애꺽'이라고 한다.

그나마 오전에 단 두 마리를 잡았을 뿐 그 이후부터는 입질이 딱 끊겼다. 애꺽 2마리만 잡고 점심을 먹기 위해 철수했다.

60년 전통의 민물매운탕집을 찾아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후 오후 내내 영강 일대를 뒤졌지만, 전혀 소식이 없었다. 만만하게 봤기 때문일까.

낚시인 박지숙 씨가 꺽지를 잡아냈다. [사진/성연재 기자]

낚시인 박지숙 씨가 꺽지를 잡아냈다. [사진/성연재 기자]

오후 내내 용을 써봤지만, 물고기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는 오후에서야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한창 물고기를 잡지 못해 짜증이 나 있는데, 뒤늦게 나타난 한 중년 남성이 그래도 몇 마리는 잡아내는 것이 보였다.

그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는 "4∼5년 전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꺽지를 잡은 곳이었는데, SNS 등을 통해 포인트가 공개되면서 숱하게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또 "손가락만 한 물고기마저 매운탕을 해 먹으면서 고기 씨가 말랐다"며 한탄을 한다.

그제야 '이곳에서 수백 마리의 꺽지를 잡았다'는 SNS 그룹의 정보가 떠올랐다. 누군가가 너무나 많은 물고기를 잡아버린다면 남아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잡혀 나온 꺽지 [사진/성연재 기자]

잡혀 나온 꺽지 [사진/성연재 기자]

◇ 낚시인들 "남획 막기 위해 낚시면허제 도입해야"

안타까운 현실이다. 싹쓸이를 막기 위해서는 외국처럼 낚시면허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일부 낚시인들 사이에서 낚시면허제를 도입해 낚시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낚시인들이 오히려 면허제에 찬성하는 것은, 무분별한 낚시와 쓰레기 투기 등으로 어족자원의 씨가 마르며 낚시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차라리 일정한 비용을 지급하고 면허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환경에서 낚시하고 싶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면허제라는 단어에서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영어의 '피싱 라이선스'(Fishing Licence)를 직역하다 보니 생긴 오해다.

미국 조지아주의 낚시 면허 안내판 [사진/성연재 기자]

미국 조지아주의 낚시 면허 안내판 [사진/성연재 기자]

낚시면허제보다 낚시쿠폰제 등 다른 이름을 쓰는 게 좋겠다. 서구 선진국에서 운영하는 낚시면허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쿠폰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낚시 면허에는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종류와 숫자, 크기가 자세히 나와 있으며, 쿠폰이 없는 사람들은 낚시하지 못한다.

낚시하는 시민연합 조진원 이사는 "낚시면허제 도입 등을 위해 정부도 노력한 것으로 알지만, 매번 흥분한 일부 네티즌들의 여론에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는 면허로 낚시터 주위에 폐 라인이나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꺽지에서 꽝에 가까운 조과를 기록하자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해 먹겠다는 생각은 저만치 달아나버렸다.

◇ 피라미 낚시로 급선회

한꺼번에 4마리를 잡은 김선경 씨 [사진/성연재 기자]

한꺼번에 4마리를 잡은 김선경 씨 [사진/성연재 기자]

꺽지 낚시에 낙담한 지숙 씨 커플은 그날 오후 곧바로 대전으로 돌아갔다.

때마침 울릉도에 거주하는 낚시인 김선경 씨가 육지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문경과 가장 가까운 후포항을 통해 들어온다는 것이다.

원래는 제천이 그다음 목적지였는데, 그녀의 스케줄에 맞춰서 낚시 장소와 종류도 바꿔야만 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피라미 낚시를 하기로 하고, 낚시가 잘 될 만한 곳을 살펴보니 경북 봉화군의 오지 소천면 남회룡리가 낙점됐다.

남회룡을 흐르는 옥방천은 2001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물줄기 따라 강변 기행 7선'에 소개되기도 한 계곡이다.

옥방천은 낙동강 최상류의 지류로 산골 오지마을 기행과 더불어 깨끗하고 조용한 계곡 탐방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적당한 낚시 장소를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찻길이 냇가보다 약 10m가량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물색 끝에 경운기가 드나들던 계곡 쪽으로 난 작은 길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준비한 채비는 떡밥과 깻묵이다. 깻묵은 깨를 쪄 기름을 짜고 난 뒤 나온 부산물로, 피라미 낚시와 붕어·잉어 낚시에 잘 먹힌다.

떡밥과 깻묵에 물을 넣고 비비니 적당한 찰기가 생겼다.

피라미낚시 채비. 맨 아래쪽 바스켓에 떡밥을 넣는다. [사진/성연재 기자]

피라미낚시 채비. 맨 아래쪽 바스켓에 떡밥을 넣는다. [사진/성연재 기자]

◇ 한 번에 4마리까지…피라미 낚시 대성공

채비는 아주 간단했다. 맨 아래쪽에 떡밥을 넣는 통이 있고, 그 위쪽은 아주 작은 빈 바늘 5개가 줄지어 달려있다.

피라미는 이 빈 바늘을 물고 나오는 것이다. 선경 씨는 의아한 듯 물었다.

"어떻게 빈 바늘을 물고 나와요?" "일단 믿고 던져보라"는 말에 그가 계곡 속으로 낚싯대를 던졌다.

그리고 마법처럼 피라미가 달려와 물었다. 넣자마자 1∼2초 안에 피라미가 달려든 것 같았다.

바다낚시만 하던 선경 씨는 잇따라 환호성을 지른다. 이렇게 낚시가 잘될 줄 몰랐다는 것이다.

어떤 곳은 던지니 4마리가 한꺼번에 물고 나왔다. 너무 낚시가 잘 돼 오히려 허탈할 지경이었다.

어쩌면 오지 계곡이라,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멀리 울릉도에서 내륙 깊숙이 찾아온 그녀의 노력이 보답을 받은 듯했다.

숱하게 많은 피라미를 잡았지만 바로 놔줬다. 원래는 피라미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번 꺽지 낚시에서 느낀 점이 많았다. 우리가 굳이 작은 물고기 배를 갈라 끓여 먹을 것까지는 없지 않은가.

피라미낚시 채비 [사진/성연재 기자]

피라미낚시 채비 [사진/성연재 기자]

◇ Information

▲ 피라미 낚시 - 낚시 준비물은 간단한 루어 낚싯대 하나만으로도 가능하다. 미디엄(M) 대 보다는, 라이트(L) 대를 하나 장만하도록 하자. 낚싯줄을 감을 수 있는 릴은 2천번대 이하가 적당하다. 1천번대는 파워가 약하며, 3천번대는 너무 무겁다. 여기다 피라미용 낚싯바늘이 5개 이상 들어가 있는 피라미 낚싯바늘 채비 서너봉지와 떡밥 한 봉지를 사면 모든 준비는 끝이다.

▲ 꺽지 낚시 - 꺽지 낚시는 피라미 낚시용 낚싯대와 릴은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미끼의 경우 인조 미끼를 사용한다. 스피너는 최소 10개는 준비하도록 하자. 바닥 밑걸림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다. 낚싯바늘은 봉돌과 바늘이 일체화한 '지그헤드'를 준비하면 된다. 여기다 끼울 플라스틱 웜 2∼3인치짜리를 준비하면 끝이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9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polpori@yna.co.kr

<연합뉴스> 2019/08/12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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