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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소매 붉은 끝동' 정지인 PD "덕임이 마음을 나침반 삼았죠" 정 PD는 "상상력을 가미해서 인물과 사건, 배경을 만들지만 실존 인물들을 다루고 실제로 있었던 시대를 다루는 만큼 자유로운 표현보다는 기본적인 고증을 최대한 충실히 하는 데 신경 썼다"고 말했다.
작성일
  2022-01-12 22:49:11
조회수
  6

'옷소매 붉은 끝동' 정지인 PD "덕임이 마음을 나침반 삼았죠"

정지인 PD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사극의 진중함과 청춘 로맨스의 발랄함, 두 가지를 모두 사로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17% 시청률로 막을 내린 드라마는 한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MBC 드라마가 오랜만에 내놓은 '성곡작'으로 꼽히며 지난해 연기대상에서 '올해의 드라마상'을 비롯해 8관왕에 올랐다.

드라마를 연출한 정지인 PD는 12일 서면으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산과 덕임의 절절한 감정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한 것 같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정조와 의빈의 역사적 기록을 상상력으로 재탄생시킨 사극 로맨스로, 배우 이세영이 의빈인 성덕임 역을, 이준호가 정조인 이산 역으로 열연해 호평을 받았다.

정 PD는 "역사가 스포일러기 때문에 모두가 아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지만, 둘의 마음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시청자들이 함께 따라가는 게 느껴졌다"며" 이준호와 이세영 배우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무엇보다 드라마는 기존 사극과 달리 궁녀라는 여성 캐릭터를 주체적인 인물로 그리는 데 공을 들였다. 드라마의 시놉시스에도 덕임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로 소개된다.

정 PD는 "사극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주체성은 명확히 한계가 있었고, 그 한계를 어느 선까지 넘을 수 있는지 매번 시험을 받는 기분이었다"며 "덕임의 마음을 나침반으로 삼아 시대적인 한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선택하는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드라마 후반부 덕임이 산에게 승은을 입는 장면이었다. 승은은 왕의 명령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산이 덕임에게 동의를 구하는 상황을 꼭 넣고 싶었다고 정 PD는 전했다.

그는 "제한된 상황에서 덕임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선택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왕이 동의를 구하는 건 초현실적으로 보이겠지만, 드라마에서 보던 산과 덕임의 모습으로는 충분히 납득 가능할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 PD는 '저 사람들이 저곳에서 진짜로 저랬을 것 같다'는 반응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달하려고 했다"며 "궁궐이 빛바랜 느낌의 옛날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생활하는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드라마에서는 산과 덕임이뿐만 아니라 주변 캐릭터들도 자기만의 색깔을 내면서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영조 역의 이덕화는 동네 할아버지 같은 소탈한 매력과 제왕의 카리스마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제조상궁 조씨 역의 박지영은 수백 명의 궁녀를 아우르는 강한 리더십을, 입에 잔소리를 달고 사는 서상궁 역의 장혜진은 따뜻한 정을 보여줬다.

산을 보필하는 홍덕로(강훈 분)와 중전 김씨(장희진)도 산과 덕임의 위태로운 관계 속에 놓인 인물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고, 덕임의 동무 삼총사(이민지·하율리·이은샘)의 우정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조선구마사' 방영 중단 사태 이후 방송가에서는 사극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역사 고증에 대한 시청자들의 잣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 PD는 "상상력을 가미해서 인물과 사건, 배경을 만들지만 실존 인물들을 다루고 실제로 있었던 시대를 다루는 만큼 자유로운 표현보다는 기본적인 고증을 최대한 충실히 하는 데 신경 썼다"고 말했다.

기록과 해석이 방대한 정조 이산은 오히려 캐릭터를 잡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까칠하고 곁을 주지 않는 모습을 기본으로 삼고 다양한 기록에서 느껴지는 성격이나 분위기를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반면 역사 기록이 많지 않은 성덕임은 표현이 좀 더 자유로웠다고 한다. '빨간머리 앤'의 앤이나 '작은 아씨들'의 조 같이 생기있는 캐릭터를 참고했다.

정 PD는 "이런 보물 같은 작품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역사 기록에 따라 슬픈 결말로 막을 내리게 된 것과 관련해 "두 사람이 결국은 행복하게 재회하니 너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ㅡ[연합뉴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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