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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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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국내 첫 확진자 격리 인천의료원…감염 공포 속 사투
작성일
  2020-02-01 15:42:02
조회수
  18

확진자 호전됐어도 팽팽한 긴장감…병실 출입 때마다 두려움
사비로 환자에 중국음식 제공…보호장구 입고 벗는 데만 40분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 상태는?'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 상태는?'(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에 집중하는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치료 병실 내 모니터에 국내 첫 확진자인 35세 중국 여성의 건강 상태가 표시되고 있다.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이달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35)씨가 11일째 입원 중인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6층에는 30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A씨가 입원한 음압병실(격리병상)이 있는 병원 6층 출입구는 일반 환자의 출입이 통제된 상태였다.

그러나 병원 측 승인을 받아 손 소독, 체온측정, 마스크 착용 등 절차를 거친 뒤 A씨가 입원한 음압병실에서 10m가량 떨어진 간호스테이션까지 갈 수 있었다.

의료진은 A씨가 입원한 병실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전송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간호스테이션에 설치된 또 다른 모니터에서는 A씨의 산소포화도가 98%로 정상 수준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입원 뒤 한때 39도까지 올랐던 확진자의 체온도 3일 전부터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 상태는?'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의사는 "열이 떨어진 것은 면역체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호흡할 때 숨이 차서 비강 산소공급 장치를 쓰고 있지만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중국인인 A씨와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의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의료진이 한국어로 '숨을 참는 게 어때요'라고 적은 뒤 번역해 보여주면 환자가 '이제는 숨을 참을 수 있어요'라고 중국어로 적어 번역해 다시 보여주는 방식이다.

환자는 김치를 잘 못 먹고 한국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자 의사는 이따금 사비를 들여 중국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 상태는?'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 상태는?'(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에 집중하는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치료 병실 내 모니터에 국내 첫 확진자인 35세 중국 여성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다. tomatoyoon@yna.co.kr

환자는 병원 와이파이를 이용해 중국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을 하고 있다. 이 환자는 중국 우한(武漢) 현지 상황을 들으며 가끔 우울함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침대 위에 누운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환자는 담요를 얼굴 위에까지 덮은 채 잠을 청하기도 했다.

환자의 상태가 호전됐으나 의료진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재 이 병원 의사 4명과 간호사 13명이 환자 치료를 전담하고 있다.

현재 우한 폐렴 치료법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 전문가들이 권하는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 등을 쓰고 있다.

치료를 총괄하는 감염내과 과장은 설 연휴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한 채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집에도 가지 못한 채 당직실에서 쪽잠을 자기도 한다.

간호사들은 간호스테이션 옆에서 늘 식은밥을 먹어야 한다.

음압치료병실 들어서는 간호사
음압치료병실 들어서는 간호사(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에 집중하는 가운데 30일 오후 국내 첫 확진자가 치료 중인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치료 병실에서 한 간호사가 병실 내부로 들어서고 있다. tomatoyoon@yna.co.kr

하지만 무엇보다 의료진을 힘들게 하는 것은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다.

의료진은 자신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외부로 전염될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철저한 방호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환자 진료에는 일반 환자와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의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간호사의 경우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으로 된 이후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10차례 정도 환자가 있는 병실에 들어간다.

간호사 1인당 하루 3차례 정도 병실을 출입해야 한다.

출입할 때마다 보호장구를 입고 벗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숙련된 간호사라도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벗을 때 40분가량이 걸린다.

의료진의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취재진이 직접 보호장구를 착용해봤는데 20분 이상이 걸렸다.

보호장구를 착용할 때는 우선 신발을 신은 뒤 하얀색 전신복을 입는다.

그 위에 덧신을 신고 'N95 마스크'를 쓴다. 고글, 모자, 장갑 등도 착용해야 한다. 착용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하나라도 밖에 삐져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방호복을 입으니 금세 사우나에 들어온 것처럼 땀이 찼다. 안경에 김이 서려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음압치료 병실 복장 착용한 기자
음압치료 병실 복장 착용한 기자(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30일 오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치료 병실에서 홍현기 기자가 병실 출입 시 간호사들이 착용하는 복장을 체험하고 있다. tomatoyoon@yan.co.kr

의료진은 이 복장을 하고 1시간 이상 병실 안에서 환자를 돌봐야 한다.

한 간호사는 "고글에 김이 서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다 보니 피검사를 할 때도 느낌으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의사가 청진을 할 때도 직접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별도 스피커와 연결된 특수 청진기를 쓴다.

보호장구를 다시 벗을 때는 착용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혹시라도 환자에 노출된 보호장구가 옷이나 피부에 닿을 수 있기 때문에 하나씩 절차를 확인하고 손 소독을 반복하면서 방호복을 벗어 폐기해야 한다.

병실에 한 번 출입할 때마다 의료진이 탈진한 것과 같은 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간호사는 "집에서도 연습하는데 아무리 숙련되더라도 혹시라도 놓치는 절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한 상태로 절차를 하나씩 확인하면서 보호장구를 벗어야 한다"며 "보호장구를 벗다가 실수로 머리핀을 만진 적이 있었는데 즉각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신종코로나 감염 예방…무장한 병원 관계자들
신종코로나 감염 예방…무장한 병원 관계자들(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확산 예방에 집중하는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시 동구 인천의료원 음압치료 병실에서 감염 예방 복장을 착용한 의료원 관계자와 시설 점검자들이 병실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 tomatoyoon@yna.co.kr

다행히 이 병원에 왔던 우한 폐렴 의심 환자 5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퇴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전세기로 우한에 체류 중인 한국인을 데려오면 국가지정 음압치료병상이 있는 이 병원에 의심 환자가 추가로 입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 병원에는 7개 음압병실이 있다.

그러나 의료진의 노고에 대한 보상은 부족하다.

의사들은 일반 병상 일부가 통제된 데다 확진자가 입원 중이라는 소식에 병원을 찾는 환자까지 줄어들면서 급여가 오히려 적어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추가 근무시간에 대한 수당이 지급될지도 미지수다.

의료진을 바라보는 주변 이웃의 불편한 시선도 감내해야 한다. 가족들은 최일선에서 우한 폐렴과 싸우는 의료진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한다.

인천의료원의 한 의사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봤듯이 사태가 진정되면 의료진은 찬밥 대우를 받게 된다"며 "의료진은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지만 어느 일이든 적정한 보상이 없으면 동기 부여가 안 되는 것 아니겠냐"고 고백했다.

한편 인천에는 전날인 29일 기준 확진 환자 접촉자 21명, 우한시를 다녀온 후 2주 안에 폐렴 또는 의심증상이 나타난 의사환자와 유증상자 24명, 능동감시나 자가격리 대상자 19명이 있다.

hong@yna.co.kr

ㅡ[연합뉴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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