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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더스]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 병원·기업도 만족
작성일
  2020-01-06 22:34:58
조회수
  12

바이오크,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임상시험 플랫폼 구축

편집자 주(註) _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startup)이 맘 놓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 환경 조성은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엔젤투자협회(회장 고영하)의 추천을 받아 매달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바이오크'의 이해원 대표
'바이오크'의 이해원 대표임상시험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스타트업 '바이오크'의 이해원 대표. 김영대 마이더스 기자

신약이나 새 치료법 개발의 마무리 단계는 임상시험이다. 이론상 치료효과가 실제로도 유효하고 안전한지 검증하는 필수 절차다.

임상시험은 크게 환자, 병원, 의뢰자(제약사 또는 바이오기업) 세 축으로 이뤄진다. 기업이 병원에 임상시험을 의뢰하면, 병원은 환자를 모집해 복약을 지도하고 치료를 시행한다. 환자는 병원의 설문과 검진에 응한다. 다시 병원은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 기업에 전달하는 구조다.

◇답답하고, 바쁘고, 아깝고

현재 임상시험은 누구도 100% 만족하기 어려운 체계다. 우선 환자는 답답하다. 자신의 상태와 치유 정도가 궁금해도 속 시원한 설명을 듣기 어렵다. 일부 암환자들은 병원에서 의료기록을 받아 스스로 어렵게 해석하거나, 관련 카페에서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병원은 너무 바쁘다. 임상시험을 전담하는 연구간호사(CRC)가 있지만 데이터 입력과 문서 작성에 쫓겨 환자를 보살필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재발우려가 큰 암환자는 3~6개월, 심한 경우 1주일마다 전화 등으로 생존추적(f/u)을 해야 한다.

기업은 데이터 검증비용이 아깝다. 생명과 관계된 만큼 데이터가 정확하게 기입됐는지, 문서와 데이터 사이에 오류는 없는지 확인할 수밖에 없다. 기업 스스로 또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병원을 방문해 검증하는데, 이 비용이 전체 예산의 약 15%나 차지한다.

결국 불완전한 임상시험 구조가 비용 상승을 불러오고, 새로운 약품과 치료법 개발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임상시험용 모바일 앱 '나비케어' 화면. 챗봇이 환자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준다. 바이오크 제공
임상시험용 모바일 앱 '나비케어' 화면. 챗봇이 환자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준다. 바이오크 제공

◇새로운 임상시험 해법 제시한 바이오크

바이오크(대표 이해원)는 국내 임상시험 시장에서 촉망받는 스타트업이다. 이해원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환자는 충분한 보살핌을 받고, 병원은 업무부담을 줄이고, 기업은 데이터 관리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크가 제시한 해법은 모바일 앱 '나비케어(NABI Care)', 웹 기반 데이터 관리시스템 '나비디엠(NABI DM)' 두 가지로 이뤄진다.

나비케어는 챗봇(인공지능 상담사)이 연구간호사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한다. 의료기록 해석은 물론이고 부작용과 통증 관리법 안내, 질환과 임상 교육도 해준다. 약 먹는 시간과 용법도 알려주고, 생존추적(f/u)도 일부 대신할 수 있다. 환자가 입력한 데이터가 자동으로 플랫폼에 입력되므로 보다 많은 설문조사와 데이터 수집도 가능하다.

최근 암환자 카페에 챗봇의 의무기록 해석자료를 공개했는데, 그림을 이용한 쉬운 해설로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 대표는 "연구간호사가 환자에게 집중할 시간을 대폭 늘려줄 수 있다"며 "이처럼 적극적으로 환자에게 다가가는 앱은 나비케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나비디엠은 나비케어를 통해 입력된 데이터를 관리한다. 임상시험 규정에 맞게끔 데이터를 자동 분류하고 검증해 시간을 크게 절약해준다. 수작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수도 예방된다.

데이터 변경과 검증 이력은 '블록체인(Blockchain)'으로 투명하게 관리된다. 누가, 언제, 왜 데이터를 입력했는지 낱낱이 드러나고 환자, 병원, 기업 심지어 바이오크조차도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할 수 없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자가 데이터 장부(블록)를 공유하면서 쇠사슬(체인)처럼 연결돼 신뢰성을 끊임없이 검증하는 기술이다. 본래 가상화폐의 관리를 위해 고안됐지만 현재는 금융, 제조, 유통 등 거의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실제 임상시험에 적용한 블록체인 개발은 바이오크가 세계 최초"라며 "데이터 조작을 원천 차단하므로 신약 승인을 받을 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크의 핵심 구성원들
바이오크의 핵심 구성원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현영 개발자, 윤영민 개발자, 민승기 CTO, 이해원 대표, 유세정 데이터 매니저. 김영대 마이더스 기자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에서 임상 시작

바이오크는 설립 1년 반여 만인 2019년 하반기, 2건의 임상 데이터 관리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1월부터 약 5년간 국내 한 상급종합병원과 검체분석기관에서 암 신약 임상시험이 시작된다.

짧은 역사에도 굵직한 성과를 낸 바이오크의 저력은 탄탄한 인재 구성에서 나왔다. 서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의료 업무 경험이 풍부한 변리사이고, 민승기 CTO(최고기술경영자)는 삼성전자와 안철수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마정은 데이터 매니저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오랜 기간 연구간호사로 일했다. 유세정 데이터 매니저도 삼성서울병원 연구간호사 출신인데 CRO에서 전문적인 데이터 관리 경험을 쌓았다.

이 대표는 "운 좋게 각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을 모실 수 있었다"며 "임상시험의 과정과 문제점을 속속들이 알기에 환자, 병원, 기업 모두가 만족하는 데이터 플랫폼을 고안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가 주도적으로 의료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임상시험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 환자도 쓸 수 있도록 데이터 플랫폼을 진화시키는 게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연합뉴스>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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