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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관측이래 최대 폭우 울진 '쑥대밭'…마을이 돌밭 변해(종합)
작성일
  2019-10-03 23:53:52
조회수
  11

주민 "경황없어 내복 차림으로 몸부터 피해"…누적 강수량 555.6㎜
"호박만한 돌과 흙 흘러내려 길·마당 메워"…동해안 국도 7호선 곳곳 산사태
마을 접근 교량도 끊겨…산골짜기 많은 지역 특성상 피해집계 어려움

태풍에 울진군 근남면 다리 유실

태풍에 울진군 근남면 다리 유실(울진=연합뉴스)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3일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구산교의 가운데 부분이 유실됐다. 2019.10.3 [독자 남도국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tkht@yna.co.kr

차 덮친 돌

차 덮친 돌(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2리에서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마을 뒷산에서 흙과 돌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차를 덮쳤다. 2019.10.3 sds123@yna.co.kr

(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여기가 원래 도로가 있던 자리입니다. 하루 사이에 완전히 돌밭이 됐습니다."

3일 오후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2리 마을에서 만난 윤석남(57)씨는 흥분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돌아본 금매2리는 말 그대로 돌밭이었다.

2일과 3일 사이에 태풍 '미탁'이 지나가면서 울진 일대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울진에는 2일 시간당 91.3㎜가 내린 데 이어 3일 시간당 104.5㎜가 쏟아져 1971년 1월 이 지역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시간당 강수량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일부터 3일 오전 7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울진이 555.6㎜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상당수 금매2리 주민은 집중호우가 내리자 면민회관 등으로 대피했고 일부 주민은 집을 지켰다.

그러고서 날이 밝아 돌아본 마을은 쑥대밭이었다.

금매2리에는 많은 비와 함께 뒷산에서 호박 크기 만한 돌과 흙이 그대로 흘러내려 길과 마당을 메웠다.

집 담이 무너졌고 배추밭 위로 흙과 돌이 30㎝ 이상 쌓여 외부인은 밭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사륜 오토바이와 고무통은 한참 아래로 떠내려갔다.

특히 경차 한 대는 20m 이상 아래로 떠내려간 뒤 흙과 돌 속에 파묻혔다.

집 안에 쓰러진 가재도구와 돌로 메워진 마당을 보며 최월랑(66)씨는 눈물을 훔쳤다.

그는 "비가 많이 내릴 때 워낙 경황이 없어 내복 차림으로 몸부터 피했다"며 "이제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 덮친 돌

차 덮친 돌(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2리에서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마을 뒷산에서 흙과 돌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차를 덮쳤다. 2019.10.3 sds123@yna.co.kr

최씨 집 위에 있는 윤종백(76)씨 집도 처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윤씨 집에는 외부 문틀과 유리창이 흘러내린 돌에 심하게 부서졌다.

현관문에도 돌이 쌓여 집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는 "면 복지회관에 있다가 오니 이 모양이 돼 있었다"며 "먹고 살기도 어려운 형편인데 어떻게든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마을 아래 논과 밭에는 흙이 쌓였고 벼는 상당수 쓰러져 있었다.

마을 앞 매화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중간에 떠내려가 크게 파손됐다.

마을 주민은 뒷산에 있던 석회광산 때문에 산에서 많은 돌과 흙이 내려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한다.

폐쇄된 석회광산 주변 마을에만 흙과 돌이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석회광산 폐쇄하고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해서 이런 사달이 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금매1리는 금매2리보다 사정이 낫기는 하지만 피해를 본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천 옆 도로는 20m가량 내려앉아 차가 다닐 수 없었고 전봇대는 옆으로 쓰러져 있었다.

논과 밭은 곳곳에서 흙과 돌로 덮였다.

한 마을 주민은 "밤에 동네 어른 한 분을 내가 업고 대피시켰다"며 "기도 안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동해안 주민 대동맥인 7번 국도는 곳곳에서 산사태가 나서 통행이 제한됐다.

울진군 평해면 저지대에도 논과 밭 곳곳이 침수된 상태에서 물이 천천히 빠지고 있었다.

면 소재지 마을에는 성인 남성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찼다가 빠져 주민과 자원봉사자가 나와 물로 길을 청소하고 각종 가재도구와 물건을 씻었다.

한 주민은 "하마터면 물에 떠내려갈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울진에선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많이 발생했다.

3일 오전 9시 6분께 울진군 울진읍 한 주택이 붕괴하면서 강모(67)씨와 김모(62·여)씨 부부가 매몰돼 숨졌다.

또 울진군 매화면 80대 노인이 보호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실종된 상태다.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마을 접근도로인 구산교는 이번 태풍으로 유실됐다. 울진읍 저지대에선 주택이 침수돼 긴급하게 물을 빼내는 모습이 보였다.

경북도에 따르면 울진에선 주택 2채가 전파, 58채가 침수 피해를 봤고 도로 9곳과 수리시설 3곳, 체육시설 14곳 등이 파손됐다.

또 곳곳에서 낙석이나 산사태가 발생했다.

울진군은 깊은 산골짜기가 많은 지역 특성상 피해 파악에 어려움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집계가 늘 것으로 본다.

차 덮친 돌

차 덮친 돌(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2리에서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마을 뒷산에서 흙과 돌이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차를 덮쳤다. 2019.10.3 sds123@yna.co.kr

부서진 집

부서진 집(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2리에서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마을 뒷산에서 흙과 돌이 무더기로 쏟아져 집이 부서져 있다. 2019.10.3 sds123@yna.co.kr

끊긴 다리

끊긴 다리(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2리 매화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태풍 '미탁' 영향으로 무너져 있다. 2019.10.3 sds123@yna.co.kr

끊긴 길

끊긴 길(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3일 경북 울진군 매화면 금매1리에 태풍 '미탁'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길이 무너졌다. 2019.10.3 sds123@yna.co.kr

sds123@yna.co.kr

<연합뉴스> 2019/10/03 18: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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