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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크] 방역 완화에 '금값' 된 항공권…항공사가 비싸게 받는다?
작성일
  2022-06-20 20:19:18
조회수
  55

[팩트체크] 방역 완화에 '금값' 된 항공권…항공사가 비싸게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세가 맞물리면서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의 대한항공 여객기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7월 16일∼8월 7일)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은 20일 현재 기준으로 350만원 안팎이다. 항공 운임에 유류할증료 51만7천400원, 세금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4월 중순만 해도 유럽 왕복 요금은 인터넷 여행 사이트 기준으로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60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방역 완화 분위기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이 겹치며 100만원대 중후반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2∼3배 이상 치솟았다.

국내선도 마찬가지다. 한때 '커피값'이라고까지 불렸던 김포∼제주 노선도 현재는 왕복 20만∼30만원대에서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처럼 항공권 가격이 치솟자 인터넷상에서는 "유류할증료 때문만이 아니라 항공사들이 표를 비싸게 받는 것" "항공사가 손실을 메우려고 이코노미 좌석에 비즈니스 가격을 부르고 있다" "매번 땡처리 항공권만 사서 그렇지 이게 원래 가격"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렇다면 항공권 가격이 이처럼 널뛰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국제선 공시 운임은 판매가 상한선

활기 되찾아가는 공항

항공업계에서는 통상 수요·공급의 원리를 이유로 든다.

이는 다른 상품과 달리 재고가 없는 항공권의 특성에 기인한다.

비행기가 일단 뜨고 나면 빈 좌석을 나중에 팔 수는 없다. 영화관에서 이미 상영이 끝난 영화표를 팔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항공사는 출발 전까지 빈 좌석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소위 '수익 극대화 기법(Revenue Management)'이 작동한다.

선호도가 높지 않거나 수요가 많지 않은 항공편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권을 내놔 좌석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국제 항공 운임을 따져 보려면 일단 공시 운임과 판매가를 구분해야 한다.

항공사업법 14조에 따르면 항공사는 항공협정에 따라 국제선의 운임을 정해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가를 받거나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목적지 국가별로 인가제와 신고제로 나뉘는데, 미국과 캐나다 등 대부분은 신고제다.

다만 항공사가 공시 운임대로 모든 항공권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국제선 항공 운임은 다양한 상황을 반영해 책정되는 판매가(항공사가 실제로 승객에게 징수하는 금액)에 의해 결정되며, 판매가의 상한선이 공시 운임이라고 보면 된다.

2년 3개월만에 가득 채워진 비행 스케줄

◇ 같은 일반석도 운임 달라…"당분간 할인 운임 제한적"

국제선 판매가는 정상 운임(통상 운임)과 특별 운임으로 나눌 수 있다.

정상 운임은 항공권 유효 기간이 1년으로, 적용 조건 등에 별다른 제한이 없어 여정 변경이나 체류 기간 연장 등이 자유롭다. 기업인 출장 등의 상용 수요가 많다.

이에 비해 특별 운임은 체류 기간, 출발일, 유효 기간 등에 제한이 있어 정상 운임보다 저렴하다. 소아·학생 등 특정 조건의 승객에 대해 일부 제한 사항을 설정하고 할인해주거나 판매 촉진을 위해 일정 기간 저가로 운영되는 운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상 운임이 비싸 제 가격을 다 주고 이 항공권을 사려는 수요가 많지 않은 만큼 항공사에서는 좌석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할인을 적용한 항공권을 판매하는 셈이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좌석

대한항공이 고지한 국제선 운임표를 보면 각 구간에 따라 일등석, 프레스티지석, 일반석과 같은 좌석 등급 외에도 Y, B, M 등의 예약 등급에 따라 운임이 다르게 책정돼 있다. 같은 일반석이어도 금액이 다른 이유다.

항공사마다 빈 좌석을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항공편의 사정에 맞게 각 예약 등급의 판매 분량을 조절한다.

정리하면, 최근 항공권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사가 판매하는 할인 항공권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줄고, 정가에 가까운 항공권 판매가 늘어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항공권 가격이 높아진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상황이고 항공사 입장에서 지난 2년간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굳이 할인된 운임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며 "당분간 할인된 운임이 제공되는 것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 항공권 인상 주범 유류할증료…7월도 역대 최고치

항공권 요금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유류할증료도 항공권 요금 인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유류 비용은 전체 운항 비용의 30∼4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유가를 매번 항공 요금에 반영할 수 없어 유류할증료 제도가 고안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4월부터 여객 부문의 유류할증료 제도가 시행 중이다. 국제선 항공 화물에는 이에 앞선 2003년 4월부터 유류할증료가 부과되고 있다.

국제선의 경우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며 그 이하면 부과하지 않는다. 국내선은 싱가포르 항공유의 평균값이 갤런당 120센트 이상일 때 부과된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국제선에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국내선에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유류할증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국제유가 상승 (PG)

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7월 대한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016년 7월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22단계가 적용된다. 이번 달(19단계)보다 3단계 오른 수준이다.

편도 기준으로는 거리에 따라 4만2천900∼33만9천300원이 부과된다.

◇ 국내선 운임은 2019년 이후 동결

국내선 항공 운임은 국제선과 다르게 자율제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의 국내선 운임표(6월 기준)를 보면 김포∼제주 노선의 일반석 운임은 주중 선호 시간대 10만7천600원, 주중 일반 시간대 10만3천600원, 주말 선호 시간대 12만1천600원, 주말 일반 시간대 11만6천600원, 성수기 13만8천600원 등으로 고지돼 있다.

이는 공항 이용료(4천원)와 유류할증료(1만7천600원)가 포함된 성인 1인 편도 정상 운임 기준 총액 운임이다.

항공사업법 14조에 따라 항공사는 국내선의 여객 운임을 정하거나 변경하려는 경우에 20일 이상 예고해야 한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여행 수요가 위축됐던 탓에 국내 항공사는 한동안 국내선 운임 인상을 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경우 2012년 7월 이후 7년 만인 2019년 6월 1일자로 국내선 운임을 평균 7% 인상한 것이 마지막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같은 해 6월 20일 주요 관광 노선에 '선호 시간'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평균 운임을 3.1% 올렸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국내선은 오히려 2019년 대비 공급이 늘어난 상황이라 항공사가 운임을 올릴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 향하는 시민들

오히려 코로나19로 동남아 등의 여행마저 제한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출혈 경쟁을 감수하며 김포∼제주 노선 등 국내선에 사활을 건 탓에 국내선 티켓 가격은 '커피값'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최근 국내선 항공권 가격이 오른 이유는 적자를 보더라도 싸게 팔고 비행기를 띄웠던 종전과 달리 최근 들어 여행 수요가 늘며 항공사의 할인 행사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보통 6월에 (항공 수요가) 줄고 7월부터 늘어나는데 올해는 4월에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지금 거의 성수기 수준으로 수요가 몰렸다"며 "제한된 공급 안에서 수요가 급증한 데다 (고객 입장에서는) '얼리버드' 티켓도 없고 유류할증료도 오르고 하니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협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회사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선 여객 수익을 탑승객 수로 나눠 산출한 국내선 평균 항공운임(유류할증료 포함, 판매수수료 제외)은 대한항공의 경우 2019년 1분기 6만416원에서 올해 1분기 6만84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4만7천620원에서 5만3천669원으로 6천원 가량 늘었고, 진에어는 4만2천원에서 4만3천원으로 1천원 늘었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4만4천204원에서 4만289원으로 줄었다.

항공협회 관계자는 "2019년 유류할증료 대비 올해 유류할증료가 수천 원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실질 항공운임은 비슷하거나 감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ㅡ[연합뉴스]ㅡ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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