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남성 듀오 닉과 쌔미는 공통점이 많다. 외국 교포인 이들은 아이돌 연습생으로 처음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어도 능숙하지 못했던 3년여 전 닉과 쌔미는 각자의 회사에서 빡빡한 아이돌 연습생의 스케줄을 따라가기가 벅찼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음악을 하고 싶었다. 결국, 회사라는 울타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음악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닉과 작곡가로 활동했던 쌔미는 김형석 프로듀서를 만나 듀오를 제안받는다.
쌔미와 닉
"연습생 생활 때 상처받은 게 있어서 처음에는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닉), "저도 좀 거부했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한 작업물을 둘이 같이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거예요. 우리가 만든 곡이 너무 좋아서 직접 부르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닉앤쌔미가 됐어요." (쌔미)
기타와 드럼, 키보드 등 악기를 연주하며 직접 작곡과 프로듀싱을 하는 닉과 쌔미는 지난 27일 두 번째 디지털싱글 '빌롱투미'(Belong to me)를 발매했다. 헤어진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슬픈 내용이지만 멜로디는 록 사운드를 바탕으로 경쾌한 비트감을 느낄 수 있다.
"헤어진 내용이지만 그런 안 좋은 에너지를 오히려 더 신나게 표현해서 콘트라스트를 주고 싶었어요. 드라이브할 때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만의 색깔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곡이에요."
빌롱투미는 닉이 2년 전에 써두었던 곡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담았다고 한다. 그때 헤어진 이후 새로운 사랑은 없었냐는 질문에 둘은 모두 "음악과 사랑 중"이라고 답했다.
"저희 곡 작업은 놀면서 만들어지는 게 많아요. 닉의 방이 스튜디오처럼 돼서 일어나서 씻고 닉 방으로 가면 기타를 잡고 있어요. 그렇게 둘이 얘기하다 나온 곡이 '베이비 유 러브 미'(Baby you love me)와 빌롱투미에요." (쌔미)
닉
닉과 쌔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유로움'이다. 곡을 만드는 사람이 자유롭고 즐거워야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 "음악은 우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재밌게 음악을 만들고 무대도 즐기며 하자고 항상 얘기하고, 그런 것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쌔미)
케이팝을 커버하게 된 계기도 비슷하다. 음악을 듣다 와 닿는 느낌이 있으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편곡해 불러본 게 시작이 됐다. 빅뱅의 '배드보이'(Bad Boy)를 시작으로 위너의 ‘리얼리 리얼리'(Really Really), 방탄소년단의 ‘봄날’, 루이스 폰시의 '데시파시토'(Despacito)와 카드의 '홀라 홀라'(Hola Hola) 매쉬업 등을 SNS를 통해 선보였다. 현재까지 누적 조회 수만 100만뷰를 돌파했고 팔로워의 80%가 해외 팬이다.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쇼케이스 무대를 가졌는데, 그곳의 스태프가 저희를 보고 '오! 닉앤쌔미' 하시는 거예요. 백인 여성분이었는데 처음에 저랑 닉은 저희를 놀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SNS를 통해 저희를 팔로우하신 분이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쌔미
해외에서 케이팝을 좋아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기승전결이 있는 케이팝이란 고유 장르와 그 음악에 칼같이 지켜지는 군무, 스토리가 있는 비주얼 콘셉트 등이 그것이다.
닉앤쌔미의 음악은 이런 케이팝의 주류 음악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댄스 장르가 아닌 밴드 음악을 하고, 음악 외적인 비주얼이나 퍼포먼스에 힘주기보다는 음악 자체가 가진 에너지에 집중한다.
"케이팝에서도 약간 다른 것을 찾으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너무 대중적인 것보다는 언더그라운드 적인, 약간 힙스터다운 그런 것을 찾는 분들이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쌔미)
케이팝의 성공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들이 자유롭고 펑키한 리듬과 분위기를 믿고 밀고 나가는 닉앤쌔미. 지금까지의 활동이 SNS 활동에 치우쳤다면 이번 앨범부터는 방송에도 나서며 조금씩 한국팬들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저희는 '케이팝의 세계지도'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약간 다른 문화, 다른 맛, 다른 색깔…. 이런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희의 큰 목표는 저희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고, 또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팀이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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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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