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춤을 추는 게 대체 가능키나 한가요?" /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신기해요(웃음)."
에너지가 밝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제니 윤(26·본명 윤은경)을 처음 만나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활기'가 새삼 부러울 정도다.
"보여드리는 걸 좋아해요. 체질인 것 같아요."
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스타이기도 한 그는 바이올린을 켜면서 아이돌 댄스를 재현하는 이른바 '댄스올린'(댄스와 바이올린의 합성어)의 창시자다. 트와이스의 치얼 업(Cheer up) 커버 영상은 160만 뷰를 넘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렵기로 소문난 엑소(EXO)의 몬스터를 커버한 댄스올린 영상을 보고 '진짜가 나타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바이올리니스트 제니 윤
제니 윤은 '즐기는 바이올린'을 선보인다. 최신 케이팝 곡이나 OST 등 익숙한 노래를 연주의 소재로 삼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는 "평범한 바이올린 연주라고 하면 클래식한 부분들이 많아서 지루할 수 있다"며 "그 부분을 요즘 노래, 케이팝으로 채우면서 내 색깔도 드러나고 많은 이들이 관심 가져주는 것 같다"고 했다.
연주하면서 춤을 추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댄스올린 영상 한 개를 만들기 위해서 3시간씩 5일 정도를 투자한다. 치얼 업 영상을 만들 때는 2주가 걸렸다. 바이올린 연주와 춤의 조합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 것은 엄청난 연습량 덕분이다. 물론 라이브도 가능하다.
"영상을 만들 때는 연주를 녹음한 파일과 영상을 합쳐서 만드는 데 촬영 때는 라이브로 직접 연주를 해요. 라이브가 가능하고요(웃음). 공연할 때는 항상 라이브로 합니다. 나중에 또 보여드릴게요."
유튜브 크리에이터 바이올리니스트 제니 윤
어떤 곡을 커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느냐고 물었더니 너무 당연하게도 '몬스터'라는 답이 돌아왔다. "몬스터는 남자 춤이라 그런지 박력 있게 해야 하잖아요. 남자 댄서들과 함께 등장하다 보니 동작도 더 크게 해야 하더라고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러면서도 그는 난이도 최상을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의 곡을 언젠가 커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퍼포먼스와 바이올린을 접목한 아티스트로 미국의 린지 스털링(Lindsey Stirling)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협업의 기회가 생긴다면 그 상대는 린지 스털링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린지 스털링처럼 제 곡으로 앨범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너무 많아요. 그런 기회가 나중에 꼭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음악은 전 세계인들의 공용어다. 제니 윤은 유튜브 속 수 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음악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바로 '소통'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이 음악을 듣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으냐"며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서 나중에 후세와도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음악"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바이올리니스트 제니 윤
최근 판교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바이올린 학원을 오픈했다. 인터뷰 시작 전 "사업 때문에 바빠졌다"며 현실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던 그다. 제니 윤은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은 '친구'라고 가르친다. 연주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바이올린을 즐기는 '제2의 제니 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유튜브 영상을 올리는 데는 아이들이 바이올린으로 이런 재미난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취지도 있어요. 바이올린은 즐겁고 편안하게 평생 친구처럼 가져가야 하는 악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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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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