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간절했다…'밍스'가 있었기에 드림캐쳐 있어" "다른 걸그룹과 다른 무궁무진한 콘셉트 보이겠다"
(서울=연합뉴스) 송영인 PD =
"걸그룹으로 살아남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평범하지 않은 콘셉트를 선택했죠."
지난 13일 데뷔한 7인조 걸그룹 '드림캐쳐'의 싱글 앨범 타이틀은 '악몽(惡夢)'이다. 그룹명의 '드림'과 안 어울린다. '악몽'은 단어 자체에서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콘셉트도 그렇다. 아이라인이 강조된 메이크업과 흘러내린 긴 머리, 한복에서 모티브를 얻은 의상이 언밸런스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특별하다. 걸그룹 음악 장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메탈'이 접목된 음악에 맞춰 고난도의 안무를 절도있게 소화하는 것이 멋스럽다. 밝다기보단 어둡고, 예쁘다기보단 개성 있다.
'청순' 아니면 '섹시'라는 여느 걸그룹의 성공 방정식을 거부하고 '악몽'이라는 도발적인 콘셉트를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드림캐처에는 그만큼 아픔이 있다.
드림캐쳐 멤버 7명 중 5명(지유, 유현, 시연, 수아, 다미)은 이미 걸그룹 시장에서 실패를 맛봤다. 2014년 말괄량이라는 느낌을 주는 '밍스'라는 이름으로 데뷔,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의 미니앨범 두 장을 내놓았지만,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다.
소속사는 밍스의 해체를 선택하는 대신 새로운 멤버 가현과 중국인 멤버 한동을 영입해 팀 이름을 바꾸고 '재데뷔'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다.
말괄량이 같던 멤버들은 낯선 사람을 쫓는 꿈이나 좁은 공간에 가두는 꿈, 온몸에 상처를 내는 꿈 등의 악몽을 각자 하나씩 맡고 어둡고 몽환적인 이미지로 변신했다.
타이틀곡 '체이스 미' 또한 장르부터 평범하지 않다. 신인 작곡팀 슈퍼밤(Super Bomb)이 만든 체이스 미는 걸그룹 노래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둔 영 메탈 넘버다. 거친 사운드에 마치 술래잡기 하듯 고난도의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실전경험이 풍부한 드림캐쳐만의 강점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악몽'이라는 콘셉트가 의아한데.
▲ 팀 이름이 드림캐쳐라 데뷔 앨범이 밝은 곡이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는 데 그랬다면 현재 걸그룹들과 많은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조금 더 재미를 주기 위해 악몽이란 콘셉트를 선택했어요. 악몽이 가질 수 있는 장난스러움, '절대 평범하게 꿈꾸게 하지 않을 거야'라는 느낌을 표현했어요.
-- 타이틀곡 '체이스 미'는 어떤 노래인가.(지유)
▲ 체이스 미는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스피드메탈 장르에요. 콘셉트에 맞게 악몽 이미지를 가사로 녹여냈고 속도가 빨라서 술래잡기하는 듯 긴장감이 넘치는 곡이에요.
-- 안무가 보이그룹 안무처럼 고난도다. 연습량이 상당했을 것 같은데.
▲ 안무 연습은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한 것 같아요. 아이패드로 슬로우모션으로 하면서 하나하나 어긋나면 맞추고…. 연습하느라 하루에 길게 자면 다섯 시간 정도이고 어떤 날은 한숨도 못 자기도 했어요.(수아)
-- 유난히 어려웠던 동작이 있는지.
▲ 체이스 미 안무에 제자리에서 도는 동작 많아요. 돌고 나서 자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로지 감으로만 자기 자리를 찾아가야 해서 서로 간의 호흡이 맞았어야 했어요. 부딪히기도 많이 했죠.(수아)
-- 체이스 미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이 남자주인공을 돌아가며 괴롭힌다. 왜 그러는 건가.
▲ 뮤직비디오 배경이 '악몽 호텔'이에요. 남자주인공이 그 호텔에 투숙하러 온 거죠. 저희 일곱 멤버는 그 호텔에 머물러 있던 지박령같은 존재인 거죠. 저희가 남자주인공의 꿈속으로 들어가 일곱 가지의 악몽을 꾸게 해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 사람이 저희를 잡으러 온 '악몽헌터'였던 거예요. 반전이죠.(시연)
-- 결국, 악몽헌터에게 멤버들이 잡히는 건가.
▲ 그건 비밀이에요. 저희 뮤직비디오가 다음 편에 이어지는데 기대해주세요. 힌트를 드리자면 남자주인공이 악몽헌터라는 점?(시연)
-- 두 번째 데뷔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 밍스가 있었기에 지금의 드림캐쳐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모두 무대가 정말 간절했었기에 지금 이렇게 데뷔하는 것도 뜻깊고 멤버들 모두 잠도 얼마 못 자지만 서로 행복하게 힘을 북돋워 주면서 활동하고 있어요.(지유)
-- 밍스 활동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 밍스로 활동할 때도 많은 팬분이 사랑해주셨어요. 그런 사랑 받으면서 좀 더 시너지를 얻었던 것 같고 밍스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색깔을 드림캐쳐에서 보여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유현)
-- 가장 실현 가능한 목표가 있다면.
▲ 일단 지금 반응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더 많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지유) 많은 분께서 관심을 주고 계셔서 이렇게 꾸준히 활동한다면 연말 시상식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수아)
-- 어떤 그룹이 되고 싶은지.
▲ 저희가 '꿈'이라는 주제로 계속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어가요. 항상 사람이 잠들 때 어떤 꿈을 꿀지 모르잖아요. 길몽이든 태몽이든 사랑과 관련된 꿈이든 여러 가지로 연관시킬 수 있어서 다른 걸그룹과는 다르게 무궁무진한 콘셉트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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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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