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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품에서 시름을 잊다 ② 당신이 몰랐던 영주

'어떻게 이런 대규모 인견 쇼핑단지가?'라는 의아함을 안고 풍기인견백화점 안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깜짝 놀랐다.

인견 제품을 쇼핑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풍기인견백화점 김순연 실장은 팔로 촉감을 느껴볼 것을 권했다. 인견 제품은 팔에 달라붙지 않고 스르륵 밑으로 떨어지는 게 아닌가.

나무 재질로 돼 여름에 특히 시원하며, 아무리 땀이 나도 달라붙지 않는다고 한다.

둘러보니 세련된 디자인의 고가 인견 제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그냥 가기 아쉬워서 속옷 몇 장을 샀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역시 산업단지 내의 인삼 공장이었다. 깔끔한 외관을 한 김정환홍삼 사옥이었다.

찌고 남은 잔뿌리와 굵은 삼은 피부 미용 등에도 활용한다. [사진/성연재 기자]

아래쪽에는 홍삼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유는 금요일마다 홍삼즙을 짜는 모습을 카페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가 되면 따끈한 홍삼 제품을 즉석에서 마실 수 있다.

기왕 들른 김에 홍삼 제품 생산 공정을 직접 보기로 했다. 김보미 부사장의 안내를 받아 방역복과 모자를 쓰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마치 반도체 공장 출입 절차를 밟는 듯했다. 김 부사장은 홍삼을 찌고 난 뒤 남은 자루를 풀었다.

굵은 6년 차 삼을 담은 자루와 잔뿌리들만 있는 자루가 따로 보관돼 있다.

그는 "굵은 홍삼이 사포닌 성분이 더 많고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제품에는 굵은 삼과 잔뿌리가 6대 4 정도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대기업 브랜드를 가진 제품들과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김 부사장은 자랑스럽게 말한다.

카페로 돌아와 편안하게 여러 홍삼 제품을 맛봤다.

그는 이 카페가 소비자들과 기업을 잇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환 홍삼 1층의 카페 [사진/성연재 기자]

◇ 막걸리 체험 만수주조

바쁜 여정 가운데 시간을 쪼개 체험활동을 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영주 시내에 있는 만수주조는 막걸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느 막걸리 공장과 다를 바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일단 깔끔한 외형에 놀랐다.

마치 카페처럼 꾸며놓은 막걸리 만들기 체험장도 만족스러웠다.

비교적 짧은 업력을 가진 만수주조는 이보영 대표의 아버지가 2010년 창업한 곳이다.

74살의 나이에 막걸리 주조에 뛰어든 아버지 덕분에 이 대표는 늘 여러 가지 잔심부름을 해야만 했다. 결국은 자연스럽게 주조업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단순히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는 관광과 접목한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4년 지방자치단체와 농촌진흥청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얻어 술빚기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발효체험학교 띄움'이라는 소기업도 창업했다.

띄움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효모와 고두밥을 비비는 장면 [사진/성연재 기자]

이제 직접 막걸리 만들기 체험을 할 시간이다.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고두밥을 손으로 주무르며 과정을 시작했다.

우선 효모와 고두밥을 섞는다. 이 대표는 이 과정이 효모를 깨우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에 손을 씻고 세정제 소독까지 하는 것은 물론이다.

고형으로 된 효모를 손으로 잘게 부순 뒤 잘 주무르자 고두밥과 효모가 섞였다. 이어 효모와 섞인 고두밥을 2ℓ짜리 용기에 담았다. 약식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지만 대략 30분이 걸렸다.

이 대표는 이 지역 청년들과 함께 주민이 중심이 되는 '주(酒)디스트'라는 기업도 창업했다. 술과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라고 소개했다.

이 기업은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두레 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효모와 고두밥을 비비는 이보영 대표 [사진/성연재 기자]

관광공사 대구지사는 KTX와 렌터카,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체험 결합상품에 대해 1인당 2만원의 체험비를 지원한다.

1대 1로 진행되는 수업 도중 의외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단체 관광객들은 많이 줄었지만,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그랬다. 코로나19는 이제 한 사람, 한 사람의 의미가 더욱 중요한 시대로 우리를 되돌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교통과 온라인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전, 만나는 사람의 수가 한정됐던 때로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욱 강화돼 이제 수도권을 비롯한 대부분 도시에서는 저녁 식사도 2명으로 제한된 상태다. 내 앞의 바로 이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됐다.

야외 테이블이 있는 카페 담원의 돈까스 [사진/성연재 기자]

◇ Information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둘러보는 승우여행사 '영주야(夜) 한밤에' 투어는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한 승우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안전하게 1회당 최소 12명부터 최대 21인까지 모집해 진행된다.

여행공방의 '내게와 영주'상품을 통해 여행을 하면 영주시는 1박2일 또는 당일 렌터카를 사용할 수 있는 렌터카 이용권과 영주사랑 5천원짜리 상품권을 지원한다. 원래 10월까지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벌써 절반 이상 팔려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문수읍의 카페 담원은 야외 테이블이 있어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다.

영주 시내의 중앙식육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맛난 소 갈빗살을 맛볼 수 있다.

39년 전통의 정도너츠는 정직한 재료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본사 건물에도 야외 테이블이 있어 안심하고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관사촌 언덕 위의 카페 브리즈는 흑임자 라떼가 맛있다.

야외 테이블이 있는 정 도너츠 [사진/성연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8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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