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 담판이 미뤄지는 중에도 남북은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를 없애고 연결통로를 개설하는 등 분단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1월 15일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의 GP가 폭파로 철거되는 모습. 연합DB ◇NYT, ‘미신고’ 북 미사일 기지 보도… 트럼프 ‘가짜뉴스’ 일축 북미 핵 담판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부장 사이의 회담도 무산됐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행도 불발됐다. 이후 북미 간 공식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10월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이후 두 달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간선거(11.6)를 앞두고 “내년 1월 이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 밝힐 때까지만 해도 내년 초쯤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내년 1월 1일 이후’라는 말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북한을 겨냥한 언론과 야당인 민주당 및 싱크탱크의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매파의 결정타는 북한의 ‘미신고’(undeclared) 미사일 기지와 관련된 뉴욕타임스(NYT) 11월 13일 자 보도였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약 20곳의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으며 이중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기지인 ‘삭간몰 기지’가 새로 공개됐다는 내용이었다. 삭간몰 기지는 이미 기지가 만들어질 때부터 우리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고 CSIS가 공개한 사진도 이미 오래 전 것이라 새로울 것이 없지만, NYT는 “북한이 큰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며 과장된 표현을 썼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이미 미 당국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NYT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일축하고 북한의 미사일 기지 활동과 관련해서도 통상적 범위를 벗어나는 이상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북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돼 자칫 6.12 북미정상회담의 의미가 퇴색하고 북미 대화재개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직접 파문의 확산을 차단하고,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대화의 동력도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이중 플레이 “김정은과 좋은 관계… 경제제재 안 풀어”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8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과 지금까지 매우 좋은 관계”라면서 “나는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대통령직을) 인계받았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라고 말했다”면서 “북한이 어떤 길로 가야 할지에 관해 우리(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가 진정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복선이 깔려 있다. 11월 7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것 없다”고 ‘시간 싸움’에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제재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의 대응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위해서는 미국의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어르고 달래는’ 이중 플레이 전술을 구사하는 것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깎아내리려는 미국 내 매파들을 달래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핵 담판에 대한 비판론이 고조되면서 소위 ‘신중론’ 또는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날인 11월 7일 “서두를 게 없다”는 말을 7번이나 반복하며 장기전 모드를 다진 바 있다. 특히 중간선거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CSIS 보고서 식의 선전전에 나서 트럼프의 대북 협상을 계속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여론몰이 속에서 자칫 어떤 ‘악재’가 돌출할 경우 북미 2차 정상회담 프로세스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강진욱 기자 kjw@yna.co.kr 송수경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 hanksong@yna.co.kr 임주영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 leekm@yna.co.kr
<연합뉴스> 2018/12/01 10:30 송고 ㅡCopyright ⓒ OTOT -오티오티 [신문] 무단전재 배포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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