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 논의를 위해 내주 초 북한을 다시 방문한다. 이번 방북에는 새로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임명된 스티븐 비건도 동행한다고 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네 번째 방북이 갖는 의미는 이전 3차례 방북과 또 다르다. 이번 방북 결과는 그동안 정상 차원의 의지로 추동됐던 북미대화의 판 자체가 깨지느냐 마느냐를 가를 수도 있다. 3차 방북처럼 빈손 방북으로 끝난다면 미국 내에서 대북 강경론이 급대두할 가능성이 크고 북미 협상 자체에 회의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반면 실질적 비핵화와 체제보장과 관련된 '빅딜'을 이룬다면 양측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도약할 중대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결정됐다는 사실은 양측이 진행한 물밀 조율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접점을 도출했음을 의미할 수 있어 주목된다. 4차 방북에서 북미 간 빅딜이 성사된다면 곧 이어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내달 유엔 총회를 전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전제가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번 방북에서 어느 정도 견인되느냐에 달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6·12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원칙적 합의들이 이번에 구체성을 띤 방안으로 실체화되어야 한다. 두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를 전 세계 앞에서 약속했다. 그러나 북미 양측은 이후 두 달 넘도록 샅바싸움만 벌였다. 이런 식이 계속된다면 두 정상의 진정성 자체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핵무기와 핵시설 리스트 제출과 검증, 비핵화 시간표 합의 및 종전선언을 포함한 구체적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북미 양측이 큰 틀에서 신속히 합의해야 한다. 상호 신뢰가 부족하다면 절충적 형태의 결과물이라도 이번에 내놓아야 한다. 북한은 미국을, 미국은 북한에 대해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다'고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과도한 줄다리기와 오판은 협상의 줄을 아예 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탐색전과 샅바 싸움은 그동안 할 만큼 했다. 비핵화 의사가 있고 관계개선 의지가 진정 있다면 양측 모두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패를 내놓아야 한다. '진실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한반도의 실질적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큰 진전을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8/24 16:54 송고 ㅡCopyright ⓒ OTOT - 오티오티 [신문] 무단전재 배포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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