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죄와 벌웹툰 원작의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포스터. 2017년 개봉해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올봄 극장가를 강타한 영화 '어벤저스: 엔드게임'이 관객 1천339만 명(5월 19일 기준)을 돌파해, '아바타'(1천334만 명)를 제치고 역대 외화 흥행 1위에 올랐다. 봄철 비수기와 3시간의 긴 러닝타임이라는 악재가 무색한 성적이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11년간 이어온 어벤저스 시리즈는 미국 만화출판사 마블코믹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개성 있는 주인공들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그저 영상으로 옮긴 것만으로 어마어마한 부가 창출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웹툰이 원작인 '신과 함께' 1, 2편이 모두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수익은 3천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비공중파 드라마로는 경이적인 8%의 시청률을 기록한 '미생' 또한 웹툰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원작인 웹소설은 물론 웹툰, 드라마까지 모두 인기를 모았다. 카카오페이지·tvN 제공 ◇웹툰 공모전 상금이 15억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이 5월부터 9월까지 웹툰·웹소설 공모전을 개최 중이다. 그런데 상금 규모가 무려 15억 원이다. 이는 국내 콘텐츠 공모전 사상 최대 액수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도 지난해 총 6억2천만 원이 걸린 웹소설 공모전을 열었고,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매해 1억 원 규모의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거액 공모전의 잇따른 개최는 웹툰 시장의 성장세가 배경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웹툰 시장은 2015년 4천200억 원에서 지난해 8천8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웹소설 시장 규모도 2013년 100억 원에서 올해 4천300억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인기 웹툰 작가들은 억대 수익을 올린다. 지난해 네이버웹툰 작가들의 연평균 수익은 2억2천만 원에 달했다. 연재기간이 1년이 안 되는 신인 작가들도 연평균 9천900만 원을 벌었다. 초창기 웹툰은 포털에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한 무료 볼거리에 그쳐 시장 규모가 미미했다. 그러다 2013년 레진코믹스가 도입한 유료보기가 정착하면서 콘텐츠 산업의 하나로 부상했다. 주·월 단위로 연재되는 무료 웹툰의 다음 편을 미리 보려면 결제하는 방식인데, 현재는 완결 웹툰의 다시보기도 유료화 모델이 안착했다. 네이버웹툰은 유료보기에서 나아가 웹툰에 광고를 삽입하고, 캐릭터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작가들의 수입을 늘려주고 있다.
웹툰 그리기 체험'2018 서울진로직업박람회 진로직업체험관'에서 학생들이 웹툰 그리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지은 연합뉴스 기자 ◇영화까지 만드는 웹툰 업체들 웹툰은 연재에 그치지 않고 영화·드라마로 만들어져 2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신과 함께' 흥행을 계기로 영화화 경쟁에 불이 붙었다. 원작이 이미 인기가 검증된 만큼 흥행 가능성은 한층 높다. CG(컴퓨터그래픽) 기술이 발전하면서 토대도 만들어졌다. 세트장으로 구현하기 힘든 웹툰의 초현실적 세계관을 영상으로 만들기가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웹툰 업체들은 영화 판권 중개에 그치지 않고 직접 영화 제작까지 뛰어들었다. 네이버웹툰은 영상 자회사 스튜디오N을 설립했고, 카카오도 김성수 전 CJ ENM 대표를 영입해 자회사 카카오M을 맡겼다. 두 회사는 올해 20여 개의 영화·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최근 스튜디오N은 '마음의 소리'를 영화로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2006년부터 연재된 장수 웹툰 '마음의 소리'는 앞서 시트콤으로 제작된 바 있다. '스위트홈'은 인기 드라마 '도깨비'를 만든 스튜디오드래곤 이응복 PD가 연출을 맡기로 했다. 거액의 상금을 둘러싼 밀실 두뇌게임을 그린 '머니게임'도 영화로 만들어지고, 키스하면 강아지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의 얘기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드라마로 선보인다. 웹툰 서비스 '버프툰'을 운영하는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는 '너를 싫어하는 방법'을 드라마로 만들어 최근 JTBC4 채널을 통해 방영했다.
◇세계 시장 넘보는 한류 웹툰 한국 웹툰은 세계 시장에서도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웹툰을 앞세운 한국 만화 수출은 올해 규모가 작년보다 19.3% 증가한 5천만 달러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의 전 세계 월 실질이용자수(MAU)는 올 1분기 5천500만 명을 넘어섰다. 1년 전보다 900만 명 증가한 규모로, 해외 이용자는 3천300만 명에 육박한다. 특히 미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인기가 높다. 카카오는 만화 강국 일본에서 강세다. 카카오재팬의 웹툰 서비스 '픽코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5% 늘어난 739억 원을 기록했다. MAU는 370만 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웹툰사 네오바자르를 통해 동남아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레진코믹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 매출을 105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전년 대비 65% 늘어난 액수다. 구글플레이 만화 매출에선 239일 동안 1위를 수성했다. 미국 만화 시장을 주름잡는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를 한류 웹툰이 압도했다는 얘기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연합뉴스>2019/06/02 10:30 송고 ㅡCopyright ⓒ OTOT - 오티오티 [신문] 무단전재 배포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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