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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창원 스카이
세상변해도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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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동행] "하나 베풀고 열을 배워"…어르신 몸·마음 치유사 김재홍 씨 [만약 베푸는 것이 한 개면 배우는 것은 10개다. 앞으로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하나 베풀고 열을 배워"…어르신 몸·마음 치유사 김재홍 씨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 요양원에서 보내왔던 크리스마스카드 7장을 우연히 다시 보고 봉사활동을 시작해 20년 넘게 이어오는 이가 있다.

인터뷰하는 김재홍 씨

바로 김재홍(66) 씨다.

지난 24일 그의 일터인 유웰니스피트니스센터에서 김씨를 만났다.

1999년 12월 30일 IMF(국제통화기금) 영향으로 김씨는 크게 운영하던 헬스장을 접게 됐고 책상을 정리하다 우연히 성요셉요양원에서 보내온 크리스마스카드를 보게 됐다.

성요셉요양원은 김씨가 합기도장을 운영하던 시절 초등부와 유치부 어린이들이 마땅히 시범을 보일만 한 장소가 없어 1989년 8월께 한차례 찾아갔던 곳이었다.

김씨는 당시 어르신들의 뜨거운 반응에 '매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사업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 후 한 번도 다시 찾지 못했다.

하지만 성요셉요양원 측은 같은 해 12월부터 7년째 매년 크리스마스에 김씨에게 카드를 보냈다.

그는 "그때는 봉사보다는 사회적 입지를 다지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욕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뒤늦게 요양원서 보내온 카드들을 보고 나서야 그는 7년이나 요양원에 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생활이 편할 때가 아닌 도움이 필요해져서야 남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요양원을 찾았다.

합기도 9단에 PT·필라테스·요가·크로스핏·체형관리·전신 관리 등 국가공인 자격증만 50개 넘게 가지고 있으면서 신체에 대한 이해도가 깊었던 그는 성요셉요양원을 매일같이 찾아 어르신들 몸 곳곳을 매일같이 만져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수녀가 서귀포복지관에서 세신사를 대상으로 수기 치료 기술을 가르쳐 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

그는 "비록 수기 치료 기술과 세신사가 필요로하는 기술은 그 종류가 달랐지만, 그래도 이를 얼마든지 응용해 활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나에게 배우겠다는 사람이 있어 행복했다"며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요셉요양원에서 김재홍 씨에게 보냈던 크리스마스카드 7장

그는 수강생들을 성심성의껏 가르쳤고, 그 결과 곧바로 교회 집사와 권사 30명을 대상으로 강의할 기회도 주어졌다.

홀로 요양원 봉사를 다니다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2001년 강의를 통해 인연을 맺은 교회 집사와 권사 10명과 함께 주기적으로 성요셉요양원 봉사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련은 멈추지 않았다. 2005년 어려운 생활 속에 무리하며 운동과 일을 병행하다 허리를 다친 것이다. 척추 디스크였다.

그 와중에 생활을 위해 2007년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터를 옮겼지만 새로 차린 전신 관리 강습 학원 운영은 녹록지 않았고, 디스크가 낫지 않아 허리는 계속 아팠다.

게다가 김씨가 제주시로 옮기면서 서귀포에 있는 봉사원들과의 교류도 예전보다 줄어 김씨와 총무 A씨만 봉사활동을 가는 날이 늘어 갔다.

결국 김씨는 고민 끝에 A씨에게 "봉사활동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어렵게 입을 뗐다.

A씨는 수긍했다. A씨는 대신 평소 자신을 아끼시던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고 했다.

그 할머니는 평소 A씨만 찾곤 했다. A씨가 봉사를 나오지 못하는 날에 다른 봉사자들이 몸을 만져 주겠다고 하면 모두 거절할 정도였다. A씨를 가르친 김씨도 열외는 아니었다.

그러던 중 할머니가 갑자기 뇌출혈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상태가 호전돼 요양원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지만,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했다. 의사소통도 어려웠다.

하지만 어렵사리 만나게 된 할머니는 예상과 달리 A씨를 분명하게 알아봤다.

인터뷰하는 김재홍 씨

그는 "2층에서 내려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데 할머니가 분명하게 A씨를 알아보고 입 모양으로 그 친구 이름을 부르는 것이 보였다"며 "서로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글썽거리는 데 덩달아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때 '내가 여태까지 봉사하면서 실력을 뽐낼 줄만 알았지, 정성을 쏟아내지는 못했구나'라고 깨달았다"며 "한 달에 한두 번 어르신들 몸을 눌러준다고 아픈 게 얼마나 낫겠냐. 그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더라"라고 말했다.

자원봉사는 이러한 깨달음뿐 아니라 그가 다시 한번 사회에 재기하는 기회도 줬다.

한차례 실패했던 학원 사업도 2010년 직업훈련 학원으로 선정되면서 자리를 잡았다. 또 피나는 노력 끝에 척추디스크 환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신체 능력을 지니게 됐다.

또 2010년 취약계층 어르신을 위한 뷰티 테라피 전문봉사자 양성프로그램을 통해 한 달간 봉사자 50명을 양성하면서 10명이었던 봉사단원이 120명으로 늘기도 했다.

같은 해 '체온'으로 상대의 마음을 치료하는 '노고로기 적십자 봉사회'를 만들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봉사활동 영역도 성요셉요양원에 한정하지 않고 도내 요양원 4곳과 교도소까지 넓혔다.

노고로기 적십자 봉사회는 운동 보조 봉사 활동뿐 아니라 추운 겨울 요양원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난방시설 설치 성금 모금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유웰니스피트니스센터 원장을 맡으며 봉사자들과 함께 운동하고 봉사할 때 유용한 약손 요법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뜻이 맞는 봉사자들과 유웰니스협동조합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그는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가면 내 미래를 알 수가 있다"며 "사실 봉사는 하나의 학습 중 하나지, 베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베푸는 것이 한 개면 배우는 것은 10개다. 앞으로도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dragon.me@yna.co.kr

ㅡ[연합뉴스]ㅡ2022.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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