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전기자전거 '카카오T 바이크'3월 6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공원에서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가 공유 전기자전거 '카카오T 바이크'를 정렬하고 있다. 윤태현 연합뉴스 기자 전기자전거가 공유경제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사회적 갈등을 빚고 있는 카풀 공유차량과 달리 이해 대립이나 규제 같은 걸림돌이 없어 사업화가 용이해서다. 업계에선 공유 전기자전거를 필두로 올해 '마이크로 모빌리티'(소형 이동수단)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란히 공유자전거 진출한 공유차량 라이벌 분야는 약간 엇갈리지만 공유차량 업계의 라이벌로 여겨지는 두 기업이 최근 나란히 공유 전기자전거 사업에 나섰다. 카풀 공유차량 '카카오 모빌리티'와 렌터카형 공유차량 '쏘카'가 그 주인공들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월 6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와 경기도 성남시에서 1천 대 규모로 '카카오T 바이크'의 시범서비스를 개시했다. 카카오T 바이크는 국내 대표적 자전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정부의 자전거도로 운행요건에 맞춰 제작했다. 전기자전거 위치는 '카카오T' 앱으로 안내된다. 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촬영하거나 일련번호를 입력한 후 보증금 1만 원을 지불하면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풀린다. 요금은 최초 15분에 1천 원이고 이후엔 5분마다 500원이 추가된다. 앱에서 '사용 종료'를 실행하면 다시 잠금장치가 채워지고, 간편결제 '카카오페이'로 요금이 자동 정산된다. 보증금은 언제든 환급받을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규모를 3천 대 이상 늘려 하반기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기존 교통수단의 공백인 중·단거리 이동에 가장 적합한 1인용 탈거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쏘카도 지분을 출자한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 '일레클'을 통해 서울에서 350대 규모로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일레클은 지난해 11월 서울 상암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는데 3주 만에 재사용률이 70%로 올랐다. 요금은 첫 5분에 500원이고 이후엔 분당 100원이다. 일레클은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연내 전국으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전기자전거 '에어 아이'(AIR i)분실과 도난을 방지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탑재된 전기자전거 '에어 아이'(AIR i). KT와 리콘하이테크가 공동개발했다. KT 제공 ◇시간·돈 절약하고 운동도 되고 공유 전기자전거는 장점이 많다. 우선 저렴하다. 전기자전거를 사려면 적어도 수십만 원, 장비 욕심을 좀 부리면 수백만 원이 들지만, 공유 전기자전거는 하루 1시간씩 타더라도 한 달간 1만6천500~1만8천 원 수준이다. 거추장스러운 충전이나 자전거 손질도 할 필요 없으니 마음도 편하다. 출퇴근할 때 공유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면 더 이득이 많다. 지하철·버스 요금이나 기름값을 고스란히 남길 수 있는 데다, 교통체증에 걸릴까 봐 조마조마하는 일도 사라진다. 최대 속도가 20km/h라서 막히는 구간이라면 차보다도 빠르다. 타면 탈수록 건강도 좋아진다. 버스·지하철의 탁한 공기 대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다리와 허리도 튼튼해진다. 자전거 출퇴근의 최대 적은 언덕이다. 무리하게 페달을 밟느라 무릎이 상할 수 있고 자칫 중심을 잃고 넘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려서 끌고 가자니 시간이 너무 걸린다. 공유 전기자전거를 타면 언덕도 평지처럼 수월하다. 페달을 밟으면 모터가 함께 구동하는 PAS 방식이라 약간만 힘을 줘도 금세 속도가 올라간다. 속도가 안 느려지니 중심 잡기도 수월하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부상 우려도 적다.
◇인프라·관리·안전 3대 과제 공유 전기자전거, 공유 전동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걷기엔 멀고, 차를 타기엔 가까운 중·단거리 이동에 가장 적합하다. 대기오염이나 차량정체를 유발하지 않고 주차도 쉽다.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세계 최대의 공유차량 업체 우버는 지난해 공유자전거 스타트업 '점프바이크'를 2억 달러에 인수하고, 공유 전동스쿠터 스타트업 '라임'에 3억3천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완성차 업체 포드는 지난해 공유 전동스쿠터 회사 '스핀'을 인수했다. 공유 전기자전거가 차량 통행을 줄여 궁극적 목표인 '도심 교통난 해소'에 도달하려면 인프라 구축이 선결과제다.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넓은 지역에 고르게, 많은 수의 전기자전거가 비치돼야 차량을 대신할 수 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고장 나거나 지저분한 상태가 오래 방치되면 당연히 이용자가 줄어든다. 속도가 제법 빠른 만큼 안전 문제도 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하지만, 이를 강제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연합뉴스> 2019/03/31 10:30 송고 ㅡCopyright ⓒ OTOT - 오티오티 [신문] 무단전재 배포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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