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젓갈 상가[사진/임헌정 기자]](https://img1.yna.co.kr/etc/inner/KR/2025/02/07/AKR20250207119500542_03_i_P4.jpg)
(논산=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식민지, 전쟁, 산업화, 민주화를 지난 한 세기에 모두 경험한 한국은 곳곳이 격변을 겪었다.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은 그중에서도 특히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났던 곳이다. ◇ 내려놓은 영광, 이어지는 명성 소금 맛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없지만 어쩐지 그 말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소금을 주재료로 만든 젓갈에는 달고, 시고, 쓰고, 짠, 모든 맛이 들어있을 것이고, 그것들은 곰삭은 인생의 맛에 비견될 수 있을 듯하다. 젓갈만큼 개성적이고,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음식이 드물다. 젓갈은 맛이 강해 한번 끌리면 헤어나기 어려운 매력을 지녔다. '집 나간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젓갈은 '밥도둑'이라 불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에 젓갈을 얹어 먹는 식사는 잊을 수 없는 한 끼가 된다. 한국의 젓갈은 어패류에 보리밥, 조밥 등을 넣어 삭힌 식해까지 포함하면 200여 종에 이른다. 새우젓, 멸치젓, 까나리젓, 오징어젓, 창난젓, 꼴뚜기젓, 낙지젓, 황석어젓, 밴댕이젓 등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젓갈이 있는가 하면 더떼기젓, 매가리젓, 전어밤젓, 박하기젓, 주둥치젓, 빙어젓 등 이름조차 생소한 젓갈도 있다. 특정 지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젓갈이 있고, 같은 종류의 생선으로 만들더라도 지역에 따라 조리법과 맛이 확연히 달라지기도 한다. 흥미로운 젓갈 산지가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해안을 따라 산재해 있다. 염전이 발달한 전북 부안 곰소, 새우젓을 토굴에서 숙성시키는 충남 홍성 광천, 과메기 젓갈 산지 포항, 멸치젓이 대량 생산되는 경남 남해안, 전국 최고의 어리굴젓 맛으로 유명한 충남 서산 간월도 등이 대표적이다. 여행이 일상이 되고, 삶의 일부가 됐다. 여행지에서 소문난 맛집을 찾고, 맛집을 찾아 길을 떠나고, 각자의 특별한 '맛집 지도'를 그리는 것이 예사가 됐다. 이 순간에도 누군가 '대동 냉면 지도' '대동 막걸리 지도' '대동 칼국수 지도' '대동 해장국 지도' '대동 비빔밥 지도'를 그리고 있을지 모른다. 이 지도들에는 진정한 지역 문화와 역사가 담길 것이다. 전국 맛 지도에서 빠질 수 없는 젓갈 지도를 그리기 위해 젓갈 기행을 떠나봄 직하지 않은가. 사람 사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정겨운 손맛을 날것으로 만날 터이니.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5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ksh@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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