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은 양방향 소통
타운홀은 본래 시청사를 뜻한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공개적이고 개방적인 장소에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게 얘기하는 방식이다. 역사적으로 타운홀 미팅에 대한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전사 교육이나 정책 설명회와는 결이 다르다.
그렇기에 리더 입장에서는 더욱더 신경 써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타운홀 미팅이 이름만 그렇고, 일방적 설명회는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필자가 생각하는 타운홀 미팅의 몇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첫째,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다른 기업들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접근은 좋지 않다. 타운홀 미팅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일방적 설명만 하거나, 걸러진 질문에만 대답한다면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타운홀 미팅을 제대로 하려면 동기부여를 위해서인지, 정보 교류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함인지, 아니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의견을 듣는지에 따라 연사와 진행 순서 등에 변화를 주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이번 분기 실적과 다음 분기 목표를 단순히 설명하는 자리라면 명칭 자체를 타운홀 미팅으로 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보다는 전략회의, 성과공유 설명회 등이 더 적절할 것이다. 목적의 핵심은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얘기를 나누는, 즉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원칙은 리더가 하고 싶은 말과 구성원이 듣고 싶은 얘기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분명 리더는 그 자리에서 구성원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감' 스피치(발언)는 나의 언어를 쓰는 게 아니라 상대의 언어를 쓰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듣고 싶은 얘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질문을 받는 게 애매하다면, 타운홀 미팅이 아닌 비전 설명회 등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게 좋다. 필자가 코칭하는 리더들에게 물어봤더니 구성원이 현실적으로 듣고 싶은 얘기는 돈과 관련된 실질적인 보상 문제, 고과 등을 다룬 예민한 평가 이슈, 그리고 휴가 및 근무 제도 등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물론 예민한 주제일 수 있으나, 무작정 외면하지는 마시길 바란다.
◇ 분위기 만들고 예민한 질문 대비해야
세 번째, 분위기를 미리 잡아둬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여건과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먼저 리더가 연설할 때 조금은 가벼운 얘기로 시작하는 게 좋다. 초반부에 호응을 끌어내는 주제를 배치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휴가, 여행, 최근에 겪은 일들을 얘기하면서 청중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다. 더불어 중간중간에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장치를 만들면 금상첨화다. 새로운 프로젝트와 관련된 담당자의 스피치, 퀴즈, 사례 발표, 이벤트 같은 것들이다. 이를 통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스피치는 가급적 짧은 게 좋다. 전 분기의 성과, 다음 분기의 비전, 그리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리더의 당부 정도가 적당하다. 리더가 거의 40~50분을 혼자 떠든다면 타운홀 미팅의 취지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네 번째, 타운홀 미팅에서는 예민한 질문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미리 예상 질문 목록을 뽑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적절한 대답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질문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미팅을 안 하는 게 차라리 나을 수 있어서다.
질의응답을 하다 보면 구성원들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 많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합당한 근거와 팩트(진실), 그리고 솔직함을 무기로 접근하길 바란다. 영업비밀이나 내밀한 정보에 대한 질문도 있을 텐데, 그때도 세련된 답변이 필요하다. 머뭇거리거나 얼버무리면 '무엇인가 속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 쉬워서다.
리더는 타운홀 미팅이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불편함과 요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그래야만 직원과 리더의 소통이 가능하다. 리더 입장에서도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타운홀 미팅은 연속성이 중요하기에 질의응답을 통해 리더의 답변 기술도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타운홀 미팅의 성격에 맞게 스피치의 내용, 행사의 순서, 질의응답 시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타운홀 미팅은 구성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리더가 소통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김은성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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