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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록 커지는 행복…제 천직이죠" 30년 봉사 매진 박원숙씨 / 취약계층에 국수를 대접하는 봉사부터 시작해서 어르신 목욕 봉사, 마을 꽃길 조성 등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지 않은

"할수록 커지는 행복…제 천직이죠" 30년 봉사 매진 박원숙씨

복지시설에서 급식봉사하는 박원숙(오른쪽) 씨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흔히들 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것으로 알죠.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봉사는 나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스스로 발전하고 행복해지는 것이죠. 그러면서 남까지 도울 수 있으니 더 좋은 일이고요."

약 30년의 자원봉사 경력을 보유한 박원숙(62) 씨의 봉사 스케줄은 빈틈없이 촘촘하다.

현재 울산 뜨락적십자봉사회와 여명봉사단 등 2개 봉사단체 회장을 맡고 있고, 새마을부녀회와 울산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등 소속으로도 다양한 봉사를 펼치기 때문이다.

복지시설 급식, 취약계층 돌봄, 경로당 어르신 손 마사지, 발달장애인 농구·요가 교실 등 빡빡한 일정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간다.

한 달에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날이 1∼2일에 불과할 정도다.

말 그대로 자원봉사에 푹 빠진 셈인데, 역설적으로 박씨가 처음 봉사를 시작한 것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낼 때라고 한다.

취약계층 집수리 봉사하는 박원숙 씨

그는 3명의 아들을 뒀는데, 둘째와 셋째는 쌍둥이다.

이 쌍둥이들이 생후 10개월쯤부터 다소 이상한 징후를 보여 여러 병원에 데려갔는데, "별 이상 없다"는 말과 함께 괜히 멀쩡한 아이를 의심한다는 핀잔까지 들었다.

그러나 30개월가량 됐을 무렵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검사받게 됐고, 결국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무거운 마음에다, 당시 울산에 자폐증을 다루는 병원이 없어 서울로 오가는 생활까지 겹치며 몸도 지쳐갔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우울감에 빠져 있던 당시, 마을 이장에게서 부녀회 일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게 됐다.

"우연히 한 봉사활동 현장에 막내로 참여했는데, 이해타산 없이 남을 돕는 선배 봉사자들을 보고 감동했죠. 나눔, 배려, 사랑을 실천하는 분들을 보면서 느낀 것이 많았어요. 그렇게 봉사에 본격적으로 참여했고, 나중에는 봉사 현장에 발달장애가 있는 두 아이를 데리고 다녔는데, 모두 편견 없이 제 아이들을 예뻐해 주셨습니다. 서른살이 넘은 쌍둥이 중 동생은 혼자 버스 타고 출퇴근하면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견하게 잘 자라준 두 아이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박씨는 자원봉사의 재미에 빠르게 빠져들었다.

당시 울주군 온산읍 지역에서 취약계층에 국수를 대접하는 봉사부터 시작해서 어르신 목욕 봉사, 마을 꽃길 조성 등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지 않은 활동에 기꺼이 동참했다.

이웃돕기에 필요한 만만치 않은 비용을 충당하려고 헌 옷을 수거하거나 김·양파·미역 등 특산물을 판매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울산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울주군지부를 창립해 초대 지부장까지 맡았다.

울산 5개 구·군 중 울주군에만 지부가 없던 시절이었다.

울주군지역 장애인 복지 지원 시스템과 서비스 개선에 매진해 성과를 냈고, 그 역량을 인정받아 제7대 울산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씨는 봉사 경력을 살려 발달장애 아동들에게 주간활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을 약 1년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런데 자원봉사를 중단했던 이 시기에 '봉사가 천직'이라는 점을 절감했다고 한다.

근로 대가로 월급을 받았지만, 오히려 생기를 점점 잃어갔던 시기라고 박씨는 기억했다.

"돈을 받는 것 이상으로 일을 해줘야 만족하는 성격인데, 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만족감이 없었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기가 완전히 빠졌어요. 보람이나 의욕이 하나도 없었죠. 그런데 봉사는 전혀 달라요. 새벽부터 자정까지 봉사해도 피곤한 줄 모르거든요. 다음날 봉사할 힘이 팍팍 생겨요. 그때 확실히 알았죠. 저는 일보다는 봉사가 천직이라고."

취약계층 집수리 봉사하는 박원숙 씨


현재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뜨락적십자봉사회에는 최근 12명의 신입 회원이 들어왔다.

봉사단체마다 자원봉사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요즘 경향을 고려하면 분명 이례적이다. 비결이 있는 것일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도 거절당할 수 있어요. 그러면 이해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 됩니다. 또 봉사를 처음 접하면 서툴 수도 있어요. 그럴 때 짜증을 내거나 탓하지 않고, 함께 도우면서 하면 됩니다. 봉사에 동참하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아무 보수도 없이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운전해서 오거나 커피라도 한잔 사면 돈도 들지요. 그러니 그저 감사하고, 서로 칭찬하고, 웃으면 됩니다. 회원들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죠. 이런 봉사회 분위기를 부러워하는 분도 많아요. 비결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가 회원 유입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ㅡ[연합뉴스]ㅡ 2023.11.11 hkm@yna.co.kr

오늘의 Campaign
날씨는 춥지만 우리모두의 가족이자 이웃 이다.
비록 남을 위하여 봉사나 나" 자신을 위하여 하는 일이다 생각하면 즐겁고 보람 있다.

ㅡCopyrights(c)- OTOT-오티오티, 신문" 무단, 전재 배포 금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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