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019년 70대 남성 A씨는 극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는데요. A씨는 복부대동맥류 파열로 응급수술을 받으러 병원으로 가던 도중 구급차 안에서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이처럼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된 환자 절반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합니다. '류'(瘤)는 혹처럼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대동맥류는 어떤 이유로 대동맥이 정상적인 지름보다 1.5배 이상 늘어나는 질환인데요.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해 몸 전체에 혈액을 보내는 가장 큰 혈관으로, 대동맥에서 머리, 팔, 간, 콩팥, 다리 등으로 혈관이 갈라져 나옵니다. 대동맥은 배꼽 근처 높이에서 두 갈래의 장골(腸骨, 엉치뼈의 두 끝과 볼기뼈 뒤쪽 위에 있으며 부채 모양으로 퍼진 편평한 뼈) 동맥으로 갈라지는데, 이 지점까지를 대동맥이라고 합니다. 대동맥류는 발생 위치에 따라 흉부 대동맥류, 복부 대동맥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흉부 발생이 25%, 복부 발생이 75%를 차지합니다. 복부대동맥류는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혈관이 계속 팽창하면 파열될 수 있습니다. 배 속에서 파열이 일어나면 수술해도 사망률이 50%에 이른다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동맥류 및 박리 환자는 2020년 기준 3만2천236명입니다. 이중 남성은 69%, 여성은 31.0%이며, 70~79세 연령층이 전체의 34.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동맥박리란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대동맥 안의 중막을 내층과 외층으로 분리시켜 일종의 대동맥류를 만드는 질환입니다. 이처럼 복부대동맥류는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고,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 6배가량 더 잘 발병합니다. 또 흡연과 음주가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고 하는데요. 흡연자의 발병 위험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7배나 높습니다. 이에 대해 권종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장은 "흡연이나 음주를 할 때 혈압이 많이 올라가 혈관이 팽창할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흡연은 아무래도 남성들이 많이 하고 이런 생활 패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복부대동맥류 발병 원인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혈관 내벽이 약해지는 등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병변인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또 감염, 염증성 원인, 외상 등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복부대동맥류는 혈관이 상당히 늘어나도 터지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는데요. 간혹 증상이 있는 경우 배에서 펄떡펄떡 뛰는 덩어리 '박동성 종괴'가 만져지거나, 배나 허리에 통증과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파열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는데요.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며 그 외에도 복부 초음파, MRI 등으로 진단합니다. 복부대동맥류로 판명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복부대동맥류의 크기가 작고 파열 위험이 작으면 고지혈증 억제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위험인자(금연, 혈압조절, 비만교정)를 조절하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무조건 수술이나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요. 대표적인 방법은 인조혈관 치환수술과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시술'입니다. 인조혈관 치환술은 늘어난 대동맥을 제거한 후 인조혈관으로 바꿔주는 것으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절개 부위가 넓어 고령 환자들에게는 위험성이 커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최근 들어 자주 시행되는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은 인조혈관을 대동맥류 내부에 끼워 정상적인 혈류 흐름을 유지하고 대동맥류에 전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시술 및 입원 시간을 줄이고 시술 후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CT나 초음파 등으로 평생 추적관찰을 해야 하는 단점도 있는데요. 박형섭 분당서울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고 수술이나 시술 방법은 환자 나이나 위험도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복부대동맥류 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다고 하는데요. 박 교수는 "이것(복부대동맥류) 자체에 대한 예방은 사실 없다"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동맥경화 예방방법이 똑같이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금연하고 짜거나 기름진 음식 안 먹으며 자주 걷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생활습관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며 "만약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그걸 철저히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유창엽 기자 이희원 인턴기자 yct9423@yna.co.kr ![[리빙톡] 터지면 사망한다?…술·담배 즐긴다면 주의! - 2](https://img3.yna.co.kr/etc/inner/KR/2022/03/10/AKR20220310079400797_01_i_P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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