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이슈] 어디 숨겼어?…이혼 때 암호화폐 쟁탈전 - 1](https://img.yna.co.kr/etc/inner/KR/2022/02/15/AKR20220215079600797_01_i_P4.jpg)
![[포켓이슈] 어디 숨겼어?…이혼 때 암호화폐 쟁탈전 - 2](https://img.yna.co.kr/etc/inner/KR/2022/02/15/AKR20220215079600797_02_i_P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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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혼 소송 중 재산 분할 과정에 암호(가상)화폐가 재산권 분할 다툼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투자가 보편화한 가운데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일반인의 추적과 평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숨기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 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겁니다. 13일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암호화폐가 미국 이혼소송에서 재산권 분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는데요. 과거에는 침대 밑에 숨겨둔 돈과 조세회피처 케이맨 제도에 빼돌린 자산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암호화폐가 이혼소송의 주요 논쟁거리가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생명공학 소프트웨어 업체를 운영하던 프랜시스 드소자 부부의 이혼소송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이들 부부가 2013년 별거 전에 남편이 15만 달러(1억8천만 원)를 투자해 비트코인 1천 개를 산 뒤 이혼 소송 때인 2017년엔 2천100만 달러 가치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이를 알게 된 아내는 분할 소송을 냈고 2020년 법원은 남편에게 600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뉴욕에서 근무하는 포렌식 조사관 닉 히모니디스는 한 여성이 이혼 소송 중 남편을 '재산 과소 신고'로 고발한 적이 있었는데 법원의 승인을 받아 의뢰인 남편의 노트북을 검사한 결과, 거기서 70만 달러가 든 디지털 지갑을 발견했습니다. NYT는 디지털 지갑의 비밀번호를 남편이 공개하지 않아 가상화폐 재산 분할이 불가능해지자 남편의 다른 재산에서 아내 몫을 더 늘리는 방식으로 이혼소송을 해결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암호화폐는 부동산이나 은행 계좌 등과 같이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보유자가 설정한 비밀번호를 모르면 암호화폐가 든 온라인 지갑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점을 이용해 보유자는 이혼 전에 자산을 암호화폐 투자로 돌리고, 이혼 후 이를 처분해 현금화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거래 내용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전문가가 추적하면 모든 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탓에 이혼 당사자들은 배우자의 암호화폐를 찾기 위해 거액을 들여서라도 전문 포렌식 업체에 조사를 의뢰하기도 합니다. 암호화폐의 시세도 이혼 때 재산분할 소송의 골칫거리인데요. 하루에도 수십%씩 가격이 오르내리는데 이혼 일자를 언제로 확정하느냐에 따라 재산 분할 액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세금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보유자가 4∼5년 전에 매입했다면 장기자본 이득세를 적용받아 세금이 적지만 최근 매입했다면 높은 세금이 매겨지기 때문에 이 또한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주류 가상화폐가 아닌 모네로, 대쉬 등 비주류 코인에 재산을 숨겼다면 전문가라도 추적이 쉽지 않은데요. 외국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용했다면 해당 거래 기록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에서도 이혼 때 암호화폐 분할과 관련한 규정이 미비해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법원도 2018년 비트코인을 재산 가치가 있는 무형재산으로 인정해 압류 판결을 내린 바 있으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분할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재산 분할을 쉽게 하려면 가치 계산 방법이나 수익 관련 세금 부담 비율을 배우자들끼리 미리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인교준 기자 이희원 인턴기자 kjihn@yna.co.kr ㅡ[연합뉴스]ㅡ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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