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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차원 다른' 여행 목적지 멜버른 ③ / 미식이라고 하면 서양식 납작한 접시에 요리가 끝없이 나오는 코스요리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imazine] '차원 다른' 여행 목적지 멜버른 ③

브라이튼 비치의 비치 박스 [사진/성연재 기자]

(멜버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골드러시를 통해 멜버른으로 모여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이 지역에 정착해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다민족·다국적 음식과 음료들이 멜버른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게 된 연유다.

멜버른 시내를 다니다 보면 숱하게 많은 아시아계 음식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아시아 각국에서 먹던 음식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홉튼 티룸의 무화과 파이 [사진/성연재 기자]

◇ 미식의 도시 멜버른

미식이라고 하면 서양식 납작한 접시에 요리가 끝없이 나오는 코스요리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보자.

그런 미식 문화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서구의 그럴싸한 레스토랑에서 마음 편하게 식사한 기억이 적어도 나에게는 없다.

왼쪽 빵이 내 것인지, 오른쪽 물이 내 것인지를 신경 써야 한다.

수많은 포크와 나이프의 용도는 수십 년을 지난 지금도 여전히 헷갈린다.

요리 또한 마찬가지다.

음식 본연의 맛보다는 뭔가 '창작성'에 더 목숨을 건 듯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장식들은 어딘지 거북하다.

디그레이브스 거리의 야외 식탁 [사진/성연재 기자]

멜버른에서는 그런 서양식 미식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린 미식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아계부터 이탈리아계까지 백그라운드도 다양하다.

멜버른 시내 플린더스 거리에 있는 '수퍼노말'(Supernormal)은 평범한 음식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일깨워주는 식당이다.

도쿄, 상하이, 서울, 홍콩의 요리에 영감을 받아 호주식 건강한 음식 재료로 재탄생했다.

고전적인 요리들이 재조명되고 몇몇 인기 요리들도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다.

첫 번째로 맛본 것은 신선한 굴이었다.

평범한 듯, 결코 평범하지 않은 수퍼 노말 [사진/성연재 기자]

특유의 소스에 찍어 먹는 굴은 개당 수천 원으로 비쌌지만, 매우 신선했다.

'뉴 잉글랜드 랍스터 롤'은 빵 사이에 랍스터 맛살이 들어가 있는 음식으로, 고소한 랍스터의 맛이 무척이나 신선했다.

XO소스로 맛을 낸 'XO 누들 샐러드'는 칼라마리가 동양적인 소스와 잘 어울렸다.

XO소스는 중국 음식에 매운맛을 내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는 해산물 소스다.

동양 특유의 소스들은 마치 아시아 어느 나라의 현지 음식처럼 신선하고 생생했다.

멜버른이 가진 음식 포용성에 거듭 놀랐다.

멜버른에 있는 내내 음식으로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고풍스런 분위기의 디저트 카페 홈튼 티룸 [사진/성연재 기자]

다음날 들렀던 중심부의 '하이어 그라운드'(Higher Ground) 또한 힙한 곳이었다.

붉은 벽돌로 만든 창고형 건물 내부는 드넓은 공간을 활용해 센스 있게 꾸며놓았다.

'인스타그래머블 플레이스'로 인기 높은 곳이다.

플린더스 레인 건너편에 있는 번화한 디그레이브스 거리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이곳은 멜버른 최초의 '차선 도로'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보행자 통로가 됐다.

파라솔 아래에서 음료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늘 붐빈다.

법복을 입은 채 서서 커피를 마시는 변호사 [사진/성연재 기자]

◇ 멜버른에서 커피를 빼놓을 수 있나

멜버른은 세계적인 커피 도시 가운데 하나다.

매년 바리스타 대회 우승자가 나올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이 커피를 즐겨 마시는 도시다.

또한 커피에 있어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한국인 바리스타들이 많이 활약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때 수백 명의 한국인 바리스타가 활약했다고 한다.

멜버른에서는 정말 많은 커피숍에 들렀다.

멜버른의 커피숍들은 대부분 오전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시민들이 아침 출근과 더불어 커피를 마시기 때문이다.

멜버른 커피는 '블랙, 화이트, 필터' 3가지 메뉴로 압축된다.

블랙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것이다.

그런데 아메리카노와 같은 커피라는 이야기를 듣고 '롱 블랙'을 시켰던 일행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엄청나게 진하고 썼기 때문이다. 물을 몇 배나 더 부어 희석해야 한국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될 듯했다.

화이트는 카페라테와 비슷하다. 필터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스페셜티 커피'다.

가장 인상 깊은 곳은 '패트리샤 브루어스'였다.

패트리샤에서 맛본 화이트 [사진/성연재 기자]

때마침 오전 일정을 시작한 변호사들이 법복을 입은 채 서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카페 내부에 테이블과 의자가 없었다.

바깥에 플라스틱 상자 몇 개만 놓였을 뿐이었다.

카페에서 공부하며 죽치고 앉아 있는 '카공족'들이 발붙일 수 없는 구조다.

양질의 커피를 뽑아 들고 마시며 걸어가거나 잠시 서서 마신 뒤 일터로 돌아가는 시스템이었다.

패트리샤에서는 화이트를 시켜봤다.

노멀 밀크를 첨가한 이 커피는 커피를 잘 모르는 '커알못'인 필자의 입맛에 맞았다.

패트리샤에서 만난 일본 오사카 출신 점원 마도카는 커피를 좋아해서 일하기 시작한 지 1년이 된 바리스타다.

팬데믹으로 실직한 뒤 수많은 커피숍이 있는 데 착안해 혼자 커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가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그다음으로는 빅토리아 마켓에 있는 '마켓 레인 커피'를 방문했다.

호주에서 길거리 표지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좁은 형태의 길이다.

우리나라의 골목길 정도가 되겠다.

해석하면 '시장 골목 커피'다.

이곳의 특징은 계절에 맞는 원두를 직접 선별해 가장 좋은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만족을 느낀 것은 마켓 레인 커피 맞은편의 디저트 가게에서 마신 라테였다.

'멜버른에서는 아무 곳을 가더라도 커피가 다 맛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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