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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zine] 여름 철새인 듯 섬에서 쉬다 [비췻빛 바다에 몸을 담그고, 청띠제비나비 무리의 춤을 본 뒤 동화 같은 등대섬에 올랐다. 그리곤 여름 철새가 된 듯]

[imazine] 여름 철새인 듯 섬에서 쉬다

소매물도 등대섬의 저녁 풍경 [사진/진성철 기자]

(통영=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통영 뱃길을 달려와 비진도 산호길, 매물도 해품길, 소매물도 등대길을 걸었다. 비췻빛 바다에 몸을 담그고, 청띠제비나비 무리의 춤을 본 뒤 동화 같은 등대섬에 올랐다. 그리곤 여름 철새가 된 듯 선유봉, 장군봉, 망태봉에 앉아 바다가 툭툭 던져 놓은 섬들을 봤다.

비진도 해수욕장의 비췻빛 파도 물결 [사진/진성철 기자]

◇ 비진도, 두 개의 비췻빛 미인 바다와 산호길

피서객들이 비진도 바깥 섬과 안 섬을 잇는 모래톱 길을 걷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비진도에는 바다를 가르는 길이 있다. 바깥 섬과 안 섬을 잇는 모래톱 위에 만든 길이다. 비진도 외항 선착장에서 보면 그 길을 따라 바다가 아래위로 나뉜다. 통영에서 첫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안 섬으로 넘어가려 모래톱 길을 걸어갔다. 사람들이 바다 위를 걷는 듯했다.

미인전망대에서 바라본 비진도 해변과 바다. [사진/진성철 기자]

모래톱 길에 들어섰다. 조금 걷다 양쪽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절로 발이 멈췄다. 왼쪽 귀엔 모래 해변에 닿는 파도가 "쏴아~', 오른쪽 귀엔 자갈 해변에 부딪히는 파도가 "촤아~". 번갈아 조금 다르게 밀려왔다. 바다 사이에서 맞는 바람은 한여름 더위에도 시원했다.

한 가족이 저녁 무렵 비진도 모래톱 길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한 마을 사람은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대접해 주며 "자갈 바다가 거칠면 모래 바다가 잔잔하고, 모래 바다가 떠들썩하면 자갈 바다가 조용하다"고 했다.

비진도 갯바위에서 낚시꾼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사진/진성철 기자]

이 섬은 이순신 장군이 해전에서 승리한 보배로운 곳이라는 뜻으로 비진도란 이름이 붙었다. 여름철 해수욕으로 인기가 많은 섬이다.

비진도 모래 해수욕장의 비췻빛 파도 물결 [사진/진성철 기자]

외항마을 앞 해수욕장은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얕다. 모랫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비췻빛 맑은 바닷물이 좋다. 파도도 잔잔한 편이다.

비진도 자갈 해변 [사진/진성철 기자]

반대편 자갈 해변은 파도가 다소 거칠어 물놀이하는 사람이 적다. 통영에서 뱃길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작은 섬이지만 지난 2006년부터 해저 관로를 통해 수돗물이 공급된다. 하지만 편의점은 없고 동네 점방 몇 개만 있다. 식당도 저녁 7시 정도면 문을 닫는다. 비진도에서 하루 이틀 머문다면 미리 장을 봐서 가는 게 좋다.

미인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비진도 [사진/진성철 기자]

비진도는 해변 못지않게 미인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이 멋진 섬이다. 미인도는 비진도의 다른 이름이다. 선유봉 정상보다 낮은 위치에 있어도 미인전망대로 오르는 비진도 산호길은 힘든 편이다. 산이 해변에서 곧장 하늘로 솟은 까닭이다. 산호길 군데군데 '멧돼지 주의' 안내문도 있어 조금 무섭기도 하다. 그래도 전망대에 서면 흘린 땀과 노력이 아깝지 않다.

미인전망대에서 바라본 거제도 남부면의 섬들 [사진/진성철 기자]

미인전망대에서는 모래톱이 좌우로 가른 두 개의 비진도 비췻빛 바다를 내려 볼 수 있다. 서쪽 바다에는 만지도, 연대도, 미륵도 등이 가득 보이고, 비진도 안 섬 너머로는 한산도, 통영, 거제도가 있다. 동쪽 바다에는 장사도, 거제 남부면, 대소병대도, 대소매물도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있다.

미인전망대에서 본 비진도 [사진/진성철 기자]

해 질 녘까지 머물렀더니 흑염소들이 나타났다. 전망대 나무 데크에 잔뜩 흩어져 있던 동글동글 콩알 같은 배설물의 주인공들이었다. 미인전망대는 흑염소도 알아보는 비진도 최고의 전망대였다.

◇ 매물도, 나비춤 보며 걷는 해품길

매물도 분교 야영장 아래 이약개 포구와 몽름 해변 [사진/진성철 기자]

매물도 당금마을 위 언덕에는 잔디가 깔린 야영장이 있다. 폐교된 매물도 분교가 야영장이 됐다. 낮은 관목, 풀들이 자라는 언덕과 좌우로 바다를 볼 수 있는 캠핑장이다. 야영장 아래에는 항아리 모양의 포구에 작은 몽돌해변도 있다. 지도에도 이름이 없다. 동네 사람들은 포구 주변을 '이약개'라 불렀다. 해변은 '몽름'이라 했다. 몽름 해변으로 내려가는 비탈에는 실유카가 하얀 꽃송이를 방울방울 매달고 있어 이국적이었다. 실유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인 귀화 식물이다.

해품길 홍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매물도분교 야영장과 어유도 [사진/진성철 기자]

야영장에서부터 매물도 해품길을 따라 걸었다. 여름이라 흐리고 바람 부는 날씨가 오히려 제격이었다.

남방노랑나비(왼쪽부터), 남방부전나비, 왕자팔랑나비, 큰멋쟁이나비 [사진/진성철 기자]

바다와 섬을 즐기며 매물도의 능선을 걷는 해품길 곳곳에는 나비들이 날았다. 남방부전나비, 남방노랑나비, 큰 멋쟁이 나비, 왕자팔랑나비, 굴뚝나비 등이 층층이꽃, 돌가시나무꽃, 맥문동, 이질풀 위를 날아다녔다.

청띠제비나비 무리 [사진/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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