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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몸집 커진 경찰, 통제 필요하지만 최소화해야

[연합시론] 몸집 커진 경찰, 통제 필요하지만 최소화해야

경찰청에 걸린 경찰국 신설 반대 현수막

(서울=연합뉴스)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통제하는 제도개선을 앞두고 경찰의 반발이 거세다. 제도 개선안이 정식 공개되기도 전에 경찰 조직은 물론 야당과 시민단체까지 나서 경찰권 통제가 과거 독재 시대로의 회귀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지시로 구성된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는 4차례 회의에서 마련한 권고안을 21일 오후 1시 발표한다. 핵심은 행안부 내 비직제 조직인 치안정책관실을 격상해 경찰을 관리 감독할 공식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장관의 경찰 지휘 감독 권한을 시행령에 명문화하고, 경찰 인사 등에 관한 행안부 장관의 권한을 규정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0일 비공개 일일 회의에서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는 경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다. 치열한 고민과 논증 끝에 현행 경찰법이 탄생했다"면서 "자문위 주장은 경찰법 연혁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 이를 많은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청장은 자문위 최종안이 나오는 대로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열어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다. 김 청장은 지난 16일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국민을 향하는 영원불변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19~23일 예정된 유럽 출장도 취소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등 일선 경찰은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이유를 들어 성명을 내거나 현수막을 내걸고, 일부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행안부 치안정책관실이 공식조직으로 격상되면 사실상 30여 년 전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나 경찰국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행안부가 경찰의 예산, 인사, 감찰 및 징계, 정책 권한 등에 대해 직접적인 통제를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행안부 장관에게 수사 지휘 역할까지 부여한다면 독립 외청인 경찰청이 정권에 휘둘리게 된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의 경찰조직이 태동한 과정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측면이 있다. 경찰은 오욕의 과거사를 딛고 현재의 조직체계를 갖췄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해 수많은 사건 사고에서 과거 경찰은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시녀, 정권의 하수인 소리를 들었다. 민주화 과정을 겪으며 이러한 뼈아픈 과거를 발판삼아 1991년 내무부 장관의 치한사무조항을 삭제하고 경찰청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된 외청으로 분리했다.

하지만 경찰 권한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이어 최근 검찰 수사권 축소 등으로 나날이 커졌다. 민주적 통제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찰 행정을 심의하고 의결하도록 돼있는 국가경찰위원회는 상설 조직이 아니고 자문 기구 성격으로 운용되면서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왔다. 경찰 고위직 인사 또한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치안비서관실에서 주도하다시피 했다. 경찰의 권한이 커지면서 '경찰 권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변화에 맞춰 어떤 식으로든 통제 장치를 마련할 때가 됐다. 그렇더라도 통제장치는 철저히 민주적이고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 사무를 넘어서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나아가서는 안 된다. 경찰 수사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발상은 추호도 없어야 한다. 이 행안부 장관은 최근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하면서 승진자들을 일대일로 개별 면담해 논란이 됐다. 행안부는 이번 자문위의 의견을 토대로 일선 경찰,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기 바란다. 검찰 수사권 축소 입법 과정에서처럼 갈등 양상이 표출돼선 곤란하다. 경찰 또한 국민을 불안케 하는 집단행동보다는 내부 자정 방안,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개선 방안 등에 이제라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외청으로 독립된 경찰이 지난 30여 년간 국민의 신뢰를 쌓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ㅡ[연합뉴스]ㅡ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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