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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창근 교수] 연합시론 밀양서 또 화재 참사, 소방안전 전반 다시 살펴봐야



[TRADE MARK 충남대 교수, 성창근 노스다코타주립대학교 생화학 박사]

(서울=연합뉴스)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26일 오전 화재가 발생해 37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중에 위독한 환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불은 응급실 바로 옆 간호사 탈의실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으나 1층 응급실과 2층 병실에서 유독가스를 흡입한 피해자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인체에 해로운 연기가 병원 위층으로 급속히 퍼진 것 같다. 이 병원 별관에는 치매,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자를 치료하는 요양병원이 있었다. 병원 본관에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들이 많아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재'로 볼 만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병원 6층에 있다가 탈출한 환자는 "비상벨이 10분 동안 울리는데 간호인은 오작동이라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는 기본적 소방시설인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2014년 5월 전남 장성군의 요양병원 화재로 21명이 숨진 이후 신규 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 자동화재탐지기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됐다. 기존 요양병원도 올해 6월 30일까지 이런 설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세종병원 같은 중소병원은 관계법의 의무설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세종병원 별관의 요양병원은 시한을 5개월가량 앞둔 지금까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법규를 어긴 건 아니지만, 소방안전관리가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

세종병원 같은 중소병원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 그런데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아 불이 나면 초기진화에 거의 무방비 상태다. 이번 같은 참사를 막으려면 관련 법규를 개정해 꼭 필요한 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게 해야 한다. 환자와 병원 직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비용 부담이 핑곗거리가 될 수는 없다. 이번 화재에선 산소호흡기를 단 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중환자 10여 명 가운데 사망자가 많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중환자 비상대피 시설이나 이송 매뉴얼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셈이다. 이번엔 참사를 피했지만, 요양병원도 화재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국내 요양병원은 2007년 591개에서 2017년 1천468개로 10년 새 150%가량 늘었다. 소방안전 시설도 허술하지만 화재 시 환자 대피를 도울 인력이 태부족인 게 더 큰 문제다. 대부분 혼자 이동하기 어려운 환자들이어서 큰 인명피해가 날 위험을 안고 있다. 요양병원 중에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여간 당직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야간이나 공휴일에 요양병원의 안전시설 당직자를 '1명 이상' 두도록 한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도 개정해야 한다. 불이 났을 때 당직자 혼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대피시키기는 불가능하다. 요양병원은 소방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밀양화재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행안부, 소방청 등 6개 기관 30여 명으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대응 지원단'을 급파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에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국민안전을 정부의 핵심 국정 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불과 2주일여 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밀양화재현장에 내려간 이낙연 국무총리는 "(제천 화재 때)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같은 말을 하기에 면목이 없다. 뼈아픈 경험으로 삼아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천 화재 이후 여러 가지 소방안전 개선책이 논의되고 일부는 법제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밀양화재가 보여줬듯이 사고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법규를 바꾸지 않고 할 수 있는 조치부터 서둘러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다중이용시설부터 철저히 소방안전점검을 하고 드러난 문제점을 즉시 바로잡는 것이다.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비상통로를 막았던 적재물은 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미리 치울 수 있었다.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은 심각하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치유하기는 어렵다. 중장기 과제로 놓고 범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1/26 19:13 송고

ㅡ성창근 오티오티/OTOT 신문" 현,충남대 분자생물학 교수, 서울대학교 석사,ㅡ ㅡ미국 NDSU 생화학 박사, OTOT,오티오티 신문 칼럼니스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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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8-01-28 00:16:05     ▷작성자 : -SINCE-1999-■ 오티오티 & OTOT ■ [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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