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부담이 없었고 자신감이 있었다고 한다면 너무 거짓말이죠. 사실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정중하게 거절해야 하나' 생각했어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활약한 배우 주현영이 5일 SBS 파워FM(107.7㎒) '12시엔 주현영'으로 청취자들과 첫인사를 나눴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SBS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과거 같은 시간대에 27년 동안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진행한 배우 최화정의 후임 DJ로 발탁된 데 따른 부담감을 이렇게 털어놨다.
이런 부담감에도 DJ를 맡은 이유를 묻자 주현영은 "부담감에 지면 저한테 너무 실망할 것 같았다"며 "현실적인 문제나 부담감은 미래에 일어날 일이니까 부담감을 이겨내기로 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라디오 DJ가 되는 꿈을 꿔왔다"며 "혼자서 방에서 DJ가 됐다고 상상하면서 '원맨쇼'를 하면서 연습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저는 제가 꿈꿔온 일들을 하나씩 이룰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 희열이 제 동력이 된 것 같아요. 라디오도 저에게 그런 꿈이었기 때문에 동력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주현영은 이날 첫 방송을 앞두고 다른 무엇보다 마음을 가다듬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는 "비장의 무기를 따로 준비한 것은 없었고, 어떤 청취자를 만날지도 모르고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인드컨트롤'을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변수에 약하고 잘 흔들린다고 생각한다"며 "라디오는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흔들리지 않게 '멘탈'(정신력)을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주현영은 이날 첫 라디오 진행에서 작은 실수를 했다. 통화가 연결된 배우 정상훈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고 다른 사람인 줄로 착각하고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주현영은 이에 대해 "그런 실수를 해버려서 민망하고 (정상훈) 선배님께도 죄송했다"며 "해프닝이 있을 수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방송 소감을 "소풍 가기 전날 같은 기분이었다"며 "설레는 마음이 더 컸고, 나들이를 가서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하려 노력하다 보니 청취자들과 농담도 나누고 즐겁고 편한 시간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현영에게 앞으로 몇 년 동안 '12시엔 주현영'을 진행하고 싶은지 묻자, 그는 "솔직하게 5년은 하고 싶다"며 "(최화정) 선배님이 너무 오랜 시간 해주셨기 때문에 비할 바가 안 되지만, 그래도 5년 정도는 시청자들하고 끈끈한 시간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자 각오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12시엔 주현영' 연출을 담당한 이세훈 PD도 참석했다.
이 PD는 라디오 프로그램 '권은비의 영스트리트'를 연출하다가 스페셜 DJ로 출연한 주현영과 인연을 맺었고, 그의 진행 능력을 눈여겨보고 DJ로 발탁했다고 한다.
그는 주현영을 두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할아버지, 할머니, 자녀들까지 모두 공감하고 즐겨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고, 이에 가장 적합한 DJ가 (주현영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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